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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바꾼 신무기 <계동혁 지음/ 플레닛미디어 펴냄>

‘단지 등자 <기수의 발 받침대> 하나 달았을 뿐인데…’

우리 눈에 흔히 띄는 돌과 몽둥이도 한때 신무기였다. 이 무기들은 역사의 흐름을 거스르는 데 지대한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고대 중세시대 인간 육체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며 한 시대를 화려하게 장식했던 생활 밀착형 신무기의 탄생 배경과 특성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다.

전 국방일보 기자로, 전사연구가로 맹활약하고 있는 저자가 지난 3년간 국방일보에 인기리에 연재했던 ‘역사속 신무기’를 한 권의 책으로 펴냈다.

이 책은 단순히 무기의 사양를 소개하는 사전이 아니다. 우리 역사에 등장하는 수많은 무기 중 이야깃거리가 있는 무기를 발굴해 남녀노소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풀어쓴 역사서다.

저자는 해박한 군사지식을 바탕으로 고대 이집트나 로마, 중세 유럽 등 역사에 등장하는 신무기를 통해 무기의 위력과 전장에 끼친 영향, 전쟁의 승패 혹은 국가와 민족 흥망에 관한 역사를 사실적으로 짚어낸다.

무기는 누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평화의 상징이 될 수도 있고, 반대로 죽음의 상징이 될 수도 있다.

말 안장에 매단 등자가 무적 로마의 역사를 바꿔 놓기도 했다. 등자는 말에 오를 때나 타고 있을 때 기수의 발을 받쳐주는 기구에 불과하지만 고트족이 최강의 로마군을 패망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승마를 대중적으로 바꿔 놓은 등자는 전투 현장에서 가공할 위력을 발휘했다. 등자가 있으면 말을 탈 때 두 발을 디딜 수 있어 더 안정된 자세로 활을 쏘고 칼이나 창을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의 발단은 4세기경 로마군단과 고트족이 소아시아와 발칸반도의 전략적 요충지 아드리아노플(현재 터키 서북쪽)에서 시작됐다. 이 전쟁은 누가 봐도 로마군단의 승리로 점쳤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등자를 장착한 고트족 기병은 창이 부러지지 않는 한 저돌적인 공격을 할 수 있었지만 로마군 기병은 적을 공격할 때마다 말에서 떨어지지 않기 위해 창을 놓아야 하는 허점 때문에 풍비박산났다. 결국 작은 차이지만 이것이 로마제국 멸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인류 최초 기마 유목민족 스키타이족은 전투용 망치인 ‘워 피크’로 악명을 떨쳤다. 기원전 6세기경 남부 러시아 초원지대를 생활 터전으로 한 스키타이족이 워 피크를 들고 나타났을 때 농경민족들은 공포에 떨었다. 유럽에서 16세기까지 사용된 워 피크는 길이가 50~60㎝, 무게는 0.8~1.2㎏ 정도다. 쇠망치처럼 내려치면 뾰족한 날이 방패나 갑옷을 뚫고 들어가 치명상을 입히는 무기다.

이 밖에도 고대 로마인들은 적군이 재활용하지 못하도록 한번 던지면 창날이 구부러지도록 제작한 1회용 투창 ‘필룸’, 페르시아군의 신무기 고양이 등 책장을 넘길 때마다 생각지도 못했던 무기 열전이 끊임없이 펼쳐진다. 문의 02-3143-3366

사진설명 : 승마를 대중적으로 바꾸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등자는 기병 전투력을 강화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 출처 : 국방일보 김용호, 2009. 7. 30 >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09-07-30 19:0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