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연구 발전 태스크포스(TF：Task Force)는 윤광웅(尹光雄) 국방부장관의 지시로 국방 개혁 주요 추진 과제의 하나인 ‘육·해·공군 균형 발전’ 개념을 최근 정립했다.

국방 연구 발전 TF가 합동참모본부·국방대학교·국방연구원 등과 협조해 작성한 ‘육·해·공군 균형 발전 개념’을 정리·소개한다.


◆ 3군 균형 발전은 필수적

우리 군은 지난 반세기 동안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하면서 국가 안보의 기틀을 튼튼히 하는 데 결정적 기여를 해 왔다. 이 기간 중 우리 군은 북한의 대규모 지상 전력을 중시, 이에 대응하는 직접적 대칭 전력을 유지하는 데 주력했다.

이 과정에서 육·해·공군별로는 합리적 의사 결정이 다소 미흡한 상태에서 각군 중심주의로 군사력을 건설해 온 측면이 없지 않다.

그러나 앞으로 우리 군은 남북 대치 상태의 변화 가능성, 대전략 차원의 국가 안보, 주한미군 재조정, 첨단 군사 기술 발달, 병력 자원의 감소 추세 등으로 외형적 규모보다 실질적인 임무 수행 능력을 강화한 선택적 비교 우위의 국방력(지·해·공)을 새롭게 창출, 국가의 정책적 의지를 구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최근에는 광역 전장 감시·정찰, 지휘·통제·통신, 복합 타격 무기 체계가 획기적으로 발전하면서 각군별 고유 작전 영역이 줄고 합동 작전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또 전략 목표·표적 공격에 해·공군의 역할이 증대되는 등 합동 작전 환경 하에서 통합 전력을 최대 발휘할 수 있는 육·해·공군의 균형 발전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육·해·공군은 전장 영역의 차이에서 비롯된 국방 기능의 주요 요소다. 각군의 기능이 충분히 발휘되고 전체적인 국방 발전을 추구하기 위한 대전제로서 균형 발전은 필수적이다.

균형 발전은 궁극적으로 극대화된 합동성 발휘를 통해 군사 전략 목표를 달성하는 데 그 목적이 있으므로 이와 관련된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각군 중심의 사고에서 과감히 탈피, 적극 추진하는 자세가 절실히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 합동 전장 운용 개념에 의한 소요 전력 확보

소요 전력 확보 면에서 우리 군은 과거 지상군 위주로 전력을 증강해 왔다. 하지만 걸프전·이라크전 등 최근의 전쟁에서는 지상군의 역할과 함께 해·공군의 역할이 증대되고 있는 추세다. 나아가 우리의 전장 환경을 고려해도 지상군을 지원할 적절한 규모의 해·공군력 증강이 불가피하다.

특히 미래전 양상이 지·해·공 3차원에서 사이버 공간까지 확장된 전장 영역에서의 전쟁, 네트워크 중심전, 정보와 사이버전, 효과 중심의 정밀 타격 작전 등 새로운 개념에 의해 수행될 것이므로 이에 대비한 소요 전력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또 우리가 달성코자 하는 군사 전략 목표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개념에 의한 소요 제기’(CBRS), 즉 ‘합동 전장 운용 개념’에 의한 전력 소요 제기에서 출발해 소요 결정·획득으로 연계돼야 한다.
하지만 그동안 ‘합동 전장 운용 개념서’가 미흡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기준 없이 각군 중심으로 전력 증강을 추진해 왔으며 주요 전략 표적에 대해서도 중복 투자가 발생, 국방 재원의 효율적인 운영에도 문제가 있었다.

따라서 미래전의 전쟁 양상을 고려해 첨단·정보 전력, 국내 연구개발 활성화 등에 중점을 두고 전력 증강을 해야 할 것이다. 또 ‘합동 전장 운용 개념’을 조기에 확립, 전력 소요 제기와 소요 결정으로부터 전장 기능별 우선순위에 따라 소요 전력 확보 등을 합리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 통합 전력 극대화를 위한 부대 구조 발전

우리 군은 그동안 한·미 연합 방위 체제의 바탕 위에서 육·해·공군별로 각군의 전력 발전과 연계, 정규전·비정규전 작전 수행을 위한 부대 구조를 유지해 왔다. 최근에는 선진국들도 군 개혁을 통해 부대 구조를 개선하고 병력 감축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 군도 선진국들과는 안보 상황이 다르지만 합동성과 통합성을 보장하기 위한 부대 구조로 발전돼야 한다.

부대 구조 면에서 육·해·공군은 각군 고유의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부대 구조로의 발전을 추진하되 장기적으로 합동성 발휘를 극대화하고 통합 전력을 지휘·통제할 수 있는 부대 구조로의 개선과 부대 창설이 이루어져야 한다. 전후방의 작전 부대도 기동성을 고려한 경량화한 부대 구조로 개선돼야 한다.

한편 병력 면에서는 ‘협력적 자주국방’ 추진을 위한 전력 증강과 연계된 병력 소요는 계획대로 추진하되 후방·지원 부대, 대비정규전 부대에 대해 과감한 정비와 병력 감축이 이뤄져야 한다. 또 복지 등 민간 위탁이 가능한 분야와 유사·공통 기능 부대·부서를 조정·통합하며 현역 직위의 군무원 대체는 장기적으로 계속 추진해야 할 것이다.


◆ 적정 국방 재원 확보와 중복 투자 방지

국방 재원의 확보와 효율적 운영 면에서는 1980년대 중반 이후 국방비의 하향 배분 추세가 지속됨으로 인해 장병 사기 복지, 전투 준비 태세와 전력 투자 분야에 많은 어려움이 따르고 있어 적정 수준의 국방비 확보가 절실한 실정이다.

특히 국방비 중에서 경상운영비를 제외한 전력투자비는 33.9%(2005년 기준) 수준에 불과해 우리 군이 지향하는 협력적 자주국방 구현에 제한을 받고 있다. 따라서 적정 수준의 국방비 확보를 위해 노력하면서 국방비 중에서 차지하는 전력투자비의 비율을 40%까지 점진적으로 증대해 나가야 한다.

이와 함께 군사력 건설의 단계별 목표와 합동 차원의 전력 건설을 달성할 수 있도록 전력 투자 우선순위에 따라 국방 중기 계획 수립과 예산 편성시 사업을 반영토록 하고 핵심 무기 체계 개발 능력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 분야의 투자도 점차적으로 확대해 나가야 한다.

또 군별 중복 투자 방지를 위한 전력 투자 예산 체계를 검토하고 분석·평가 기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 합참, 국직·합동 부대의 군별 간부 균형 보직

1990년 8월 8·18 계획 추진시 3군 균형 발전과 합참의 작전 수행을 위해 과장급 이상 공통 직위에 대해 육·해·공군이 각각 2대1대1 비율로 보직되도록 결정했지만 계획대로 추진되지 못했다.

따라서 제반 국방 정책의 결정, 합동 전장 운용 개념 설정, 군사력의 소요 제기와 건설, 작전 운용 과정 등에서 균형성과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보장하기 위해 합참에 대해서는 합참의장과 차장은 군을 달리하고 각군별 필수 직위는 해당 군을 편성·보직하되 공통 직위는 육·해·공군별 2대1대1로 편성·보직토록 해야 한다.

국직·합동 부대 지휘관에 대해서도 육·해·공군별로 일정 수준으로 균형 편성·보직하며 지휘관과 부지휘관(참모장)은 군을 달리하고 3군 공통 지휘관직은 군별로 순환 보직하는 등 합동성 차원의 국방 체제로 개선돼야 한다.

이와 함께 균형 편성·보직과 관련한 정원 관리와 국군조직법, 합참직제, 국방 조직 및 정원에 관한 통칙 등의 법규를 정비해야 할 것이다. 〈기획사회팀〉


◆ 육·해·공군 균형 발전 정의

국방 연구 발전 태스크포스(TF)는 ‘육·해·공군 균형 발전’ 개념을 다음과 같이 정립하고 있다.

“육·해·공군 균형 발전 개념은
▲ 국가 안보 목표 구현을 위해 현 안보 상황과 미래 불특정 위협에 대해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 군사 전략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도록 전투력 발휘 극대화를 위해 육·해·공군 군사력을 효율적으로 발전시키고
▲ 군사력 획득·운영 과정에서도 육·해·공군의 균형성과 합리적인 의사 결정이 반영될 수 있는 국방 체제로 개선하는 것이다.”

이를 풀어보면 첫째 항목은 군은 국가 안보 목표 달성을 위해 국가 대전략 차원에서 그 역할을 수행하므로 현 남북 대치 상황에 확고히 대처하면서 동북아 전략 환경 변화에 따른 주변국의 불특정 위협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군의 임무를 명시한 것이다.

둘째 항목은 현대전의 특성상 지상·해상·공중의 전장이 밀접하게 연계돼 있어 육·해·공군의 통합 전투력 극대화가 전승의 핵심 요인이 되고 있음을 감안해 통합 전투력 극대화를 위해 전력, 부대 구조, 병력·예산 배분 등을 포함한 육·해·공군의 군사력이 효율적으로 발전돼야 함을 의미한다.

셋째 항목은 국방 정책 결정, 군사력 소요 제기·건설·운영의 전 과정에서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국방부·합참 등의 간부 직위에 대해 군별 균형 편성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 외국의 3군 균형발전 사례

외국에서도 우리나라처럼 육·해·공군 균형 발전이나 3군 통합 전투력 발휘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주요 기능사령부를 통합, 각군별 중복 투자 방지와 통합 전투력 발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수전, 수송 분야에서는 육·해·공군이 통합된 통합사령부를 1987년 설치, 효율적으로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주요 지역을 관할하는 태평양·유럽사령부 등 지역별 통합사령부도 60년대부터 해당 지역의 육·해·공군을 통합 지휘, 3군의 통합 전투력 극대화를 기하고 있다.

중국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지상군 중심의 전력을 구축했으며 군사 분야 주요 정책 논의 과정에서도 지상군 중심의 정책 결정이 이루어져 왔다. 하지만 지난해 9월 해·공군 총사령원을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으로 임명하는 등 해·공군의 위상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일본은 육·해·공 자위대의 사관학교를 각 자위대별로 설치하지 않고 단일화된 방위대학교로 통합, 각 자위대 사이에 인적 화합의 토대를 마련해 놓고 있다.

군 전통과 전략 환경에 따라 나라별로 구체적인 정책은 차이가 있지만 세계 어느 나라에서든 육·해·공군의 균형 발전과 통합 전투력 발휘가 국가 국방 정책의 주요한 목표와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반대로 육·해·공군의 전력이 불균형하거나 육·해·공군의 통합 전력 발휘에 실패, 전쟁에서 패전한 사례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이 패전한 이유 중 하나로 육군과 해군의 오랜 대립과 반목을 꼽는 견해가 적지 않다.

독일도 육·해·공군의 전력이 불균형했던 점이 패전의 한 이유가 됐다.

< 출처 : 국방일보=밀리터리 리뷰, 2005. 3. 9 >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