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대열전 (172) 육군306보충대
육군306보충대 63년 역사 속으로
◆ 국방일보의 협조로 제공되는 자료입니다. 무단전재.복제시에는 관련법규에 의거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사진설명 ] 피복을 지급받고 있는 장정들.
▲ 국방개혁 기본계획 따라 오는 31일 ‘임무 끝’
지난 9일 경기 의정부시 용현동 육군306보충대.
입소식을 15분 앞둔 오후 1시 45분 “입영장정 집합”이라는 방송과 호각소리가 울렸다. 연병장은 “가야 해” “잘 다녀와”라는 말로 가득 찼다. 부대장의 입영 환영사를 시작으로 입영식이 열렸고, 장정들은 부모님을 향해 거수경례를 마치자마자 4열로 맞춰 행진을 시작했다. 부모들은 답례로 자랑스러운 듯 손을 흔들거나 떠나보내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매주 화요일이면 볼 수 있던 광경. 하지만, 내년부터는 이곳에서 그 모습을 찾아볼 수 없게 된다. 국방개혁 기본계획에 따른 부대 통폐합의 목적으로 보충대가 오는 31일로 문을 닫기 때문이다.
▲ 사회인에서 장정으로
입영행사가 끝나고 환송객들이 썰물처럼 쫙 빠져나가면서 본격적인 일과가 진행됐다. 병영생활의 맛보기가 시작되는 셈. 장정들은 구대장·생활관을 소개받고 향도·서무계 지정, 신상명세서를 작성한다. 이동 중 제식동작에 대해서도 배우게 된다. 이 모든 것에는 보충대 장병들의 따뜻한 손길이 간다. 장정들이 머물 생활관의 모포 등 침구 정리, 청소에 이르러서도 마찬가지. 장정들은 또한 이날 활동복을 지급받고 입고 왔던 사복을 포장한다. 포장하면서 부모님 생각에 대부분 눈물이 핑 돈다는 것이 이를 지켜본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특히 사회라는 좀 더 자유로운 환경에서 병영이라는 다소 제한된 환경으로 들어온 첫날이기에 보충대의 장정들에 대한 관심은 더욱 각별하다.
▲ 3군사 예하 출신 장병에게는 추억의 부대로 기억
306보충대는 1952년 부산 동래에서 제2보충대 5보충 중대로 창설돼 1958년 의정부 호원동으로 옮겨와 1989년 지금의 자리로 왔다. 육군에 입대하는 장병의 35% 정도인 매년 8만여 명가량이 이곳으로 입소해 입영식과 함께 3박 4일 동안 머무르고 자대배치를 받는다. 장병들은 보충대에서 보급품을 지급받고 3야전군사령부(이하 3군) 예하 각 사단 신병교육대로 입교한다. 3군사령부 예하 병력은 반드시 거쳐야 하기에 3군의 관문대대라는 별칭이 붙어 있다. 정확한 인원은 알 수 없지만, 지금까지 이곳을 거쳐 간 장병은 수백 만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306보충대는 3군 예하 부대에서 근무한 대한민국 남성 누구에게나 진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 장병 내년 1월이면 3군 직할부대로 전입
“16-2번 교육생. 키 175㎝, 한 명씩 신체검사가 진행됐다. 몸 상태 확인은 필수다. 건강하게 군 생활을 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기본적인 절차다. 검사하다 질환이 있는 것으로 의심되면 다음날 인근의 국군 양주병원에서 정밀 신체검사를 받은 뒤 귀향이 판정된다. 신체검사가 끝나면 전투복 등 20여 개에 이르는 보급품이 지급된다. 정식으로 군인이 된 것이 아니므로 교육은 따로 없다. 다만, 군인화와 사고 예방을 위한 정신교육이 있을 뿐이다. 신용회복 교육과 종교활동, 대대 카페에 올릴 사진촬영도 이뤄진다. 덕분에 이들을 인솔하고 안내하는 보충대 장병들의 손길이 한결 바빠진다. 오는 23일 마지막 기수가 들어왔다가 26일 배출되면 이제는 이 업무도 끝이다. 그렇기 때문에 장병들의 얼굴은 한결같이 아쉽다는 표정이다. 장병들은 내년 1월 일부 병력을 제외하고 3∼4명씩 나눠 3군 예하의 각 직할부대로 전입한다.
▲ 자부심 안고 마지막까지 최선 다할 것
금요일 오전 8시 30분. 부대 충효관에서 전 인원과 일부 부모가 참석한 가운데 부대배치 전산 공개분류가 진행됐다. 무엇보다 공정성과 투명성이 우선. 본격적인 부대 배치는 각자 생활관에 들어가서 알려주게 된다. 연병장에는 어느새 수십 대의 버스가 빼곡히 들어찼다. 그리고 4일간의 짧은 일정을 마친 이들은 보충대 간부들의 인솔로 앞으로 생활하게 될 부대로 향했다. 드디어 진정한 군 복무의 길에 들어선 것이다. 하지만, 보충대의 일은 끝나지 않았다. 이날 오후에 들어오는 보충병들을 맞아야 하는 까닭이다. 그리고 월요일 보충병을 배출한 뒤 화요일 다시 입영장정을 맞이한다. 이처럼 쉴 새 없이 다람쥐 쳇바퀴 돌듯 돌아가던 보충대 활동의 끝이 얼마 남지 않았다. 새해부터는 경기지역으로 입영하는 장병들은 보충대를 거치지 않고 직접 사단 신병교육대로 입영하기 때문. 하지만, 보충대의 모든 장병은 역사 속으로 사라질 그날까지 최선을 다해 나갈 계획이다. 3군의 관문대대라는 자부심과 함께 유종지미를 거두기 위해.
[인터뷰] 조 구 증 중령 306보충대 대대장 - “전입 장병 찾아 꼭 격려할 생각”
“부대가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것도 아니고 미리 해체된다는 것을 알고는 왔지만, 막상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고 하니 마지막 지휘관으로서 아쉬움이 많습니다.”
해체를 앞둔 306보충대 대대장 조구증(3사22기) 중령은 감회가 새로운 듯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보충대 해체가 결정된 상태에서 부임했다. 장병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그의 임무. 장병들이 다른 부대에 전입해 조기 정착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여기에 포함됐다.
그래서 정 대대장은 군사령부에 건의해 특히 전입될 병사들을 위해 최소한 선·후임병을 섞어 3∼4명 이상 한 부대로 보내기로 했다. 전입 부대도 최전방은 제외하고 군사령부 직할부대로 정했다. 갑자기 달라진 낯선 환경에서의 소외감과 어려움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간부들도 희망부대를 1·2·3지망으로 적어 최소한 2지망 내에는 전입될 수 있도록 했다. 오는 31일 전 인원이 부대 강당에서 뷔페로 회식하기로 한 것도 그러한 계획의 일환이다.
보충대는 31일 문을 닫지만 새로 들어오는 부대와의 인수인계 탓에 내년 1월 하순에 병력이 이동한다. 그도 군사령부로 복귀한다.
“앞으로 장병들이 전입된 부대를 찾아 그들을 격려할 생각입니다. 그렇게 약속도 했고요. 밴드를 통해 사이버상으로 모임도 할 예정입니다. 한번 전우는 영원한 전우이잖습니까.”
< 출처 : 국방일보 이주형, 2014. 12. 16 >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