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군조련도(水軍操練圖·사진)는 조선 후기 수군의 해상 기동 훈련 모습을 담은 기록화다.

조선 후기에 수군통제영이 위치한 경상도 통영 앞바다에서는 수시로 대규모 훈련이 벌어졌다. 조선 시대 수군의 기동 훈련은 경상·전라·충청 3도 수군이 총집결, 봄에 실시하는 춘조(春操)와 각 도별로 가을에 실시하는 추조(秋操)로 나눠 실시됐다.

특히 수군통제사의 지휘 아래 실시되는 춘조 때는 장졸 3만여 명이 통영에 총집결, 판옥선과 거북선을 포함한 500여 척에 달하는 군함이 통영 앞바다를 뒤덮는 장관이 펼쳐졌다. 이렇게 수군통제사의 지휘 아래 실시되는 대규모 합동 훈련을 통영합조(統營合操)라고 부르기도 했다.

통영합조를 실시하는 새벽, 통영 포구인 강구안에 함정이 모두 집결하면 수군통제사는 집무실인 운주당(運籌堂)을 나와 수군 기함인 통영상선(上船)에 승선했다.

통제사가 장대(將臺)에 정좌하면 각 지휘관이 와서 군례(軍禮)를 행한 후 사공·타공·사수·화포수·격군 등 각급 함정 보직자들의 직무와 책임을 숙지시키는 의식 절차가 행해졌다.

이런 의장 행사가 끝나면 수군 함정들이 바다로 항진, 본격적인 해상 훈련인 수조(水操)를 행했다. 수조는 사전에 정해진 시나리오에 따라 진행되는 일종의 모의해전 훈련이었다.

수조는 주야간으로 나눠 2회 실시됐으며 각종 깃발·나팔·북으로 지휘하고 화살과 화포의 실제 사격도 실시되는 등 실전을 방불케 하는 훈련이었다.

먼저 척후선이 가상 적선인 가왜선(假倭船)의 출현을 알리면 이에 맞서 갖가지 진형을 펼쳐 대응, 결국 적선을 제압하는 것이 훈련의 큰 줄기였다.

대규모 함정이 집결, 진을 형성하고 실제 사격 훈련을 무리 없이 시행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사전 훈련이 뒷받침돼야 했다. 통영합조는 조선 수군의 훈련 수준과 전체 현황을 점검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 것이다.

수군조련도란 다름 아닌 조선 수군의 통영합조 장면을 담은 기록화다. 현재 수군조련도는 경남 진해의 해군사관학교 박물관에 3점,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 1점, 경남 통영의 충렬사에 1점, 경남 진주의 진주박물관에 1점, 충남 아산의 온양민속박물관에 1점 등이 소장·전시 돼 있다.

이상혁 변호사 소장본 등 개인 소장품도 상당수 확인되고 있어 현재 남아 있는 수군조련도의 수량은 10점을 넘어설 것으로 짐작된다. 이들 그림은 박물관에 따라 조련도, 삼도주사도분군(三道舟師都分軍), 전함도, 전진도(戰陣圖)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지만 조선 후기 수군의 통영합조 장면을 담은 기록화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드물게 한 폭만으로 된 그림도 있으나 대부분은 8폭에서 12폭 정도의 병풍 그림으로 그려진 것이 보통이다.

수군조련도를 보면 기함인 통영상선을 중심으로 좌우 사방에 충청수군, 전라좌·우수군, 경상좌·우수군 소속 함정이 배치된 것이 기본 구도다.

수군조련도에 등장하는 수군의 진형은 예외없이 첨자찰진(尖字札陣)이다. 이 첨자찰진은 조선 수군의 해상 기동시 기본 대형이라고 할 수 있다.

< 출처 : 국방일보=밀리터리 리뷰, 2005. 7. 19 >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