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뢰 제거 소해함 전력 ‘세계 1위’ 평가

일본 해상자위대(해자대)의 전력은 어느 정도일까. 지난 3월 한국해양전략연구소가 개최한 모임에서 한 해군 예비역 대장은 “독도에서 일본과 충돌이 벌어질 경우 결과를 어떻게 예상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당시 이 제독은 “반나절보다 짧은 시간에 끝날 것”이라고 대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독도에서 해상 충돌이 벌어지면 한국은 반나절도 못 버틸 것이라는 이야기다.

어디까지나 가정에 불과한 이야기지만 양국 해상 전력에 분명한 격차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해자대는 기준 배수량 4000톤이 넘는 구축함 22척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우리 해군에서 4000톤이 넘는 구축함은 충무공이순신함급(KDX-II) 4척 뿐이다.

과거 한일 해군력을 비교할 때 단골 메뉴는 이지스 구축함이었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이지스 구축함(KDX-III) 3척 건조가 추진되고 있지만 일본은 공고우급 이지스 구축함 4척에 추가해 7700톤급 신형 이지스 구축함 건조를 계획하고 있다. 미래에도 격차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을 전망인 것.

잠수함 전력도 마찬가지다. 해자대는 2750톤급 오야시오급 8척 등 모두 16척의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다. 해자대의 잠수함 총톤수는 4만6500톤으로 우리 잠수함 총톤수의 4.3배에 달한다.

잠수함을 찾아서 공격하는 대잠초계기 분야의 전력 차이는 더욱 크다. 일본은 80여 대의 P-3C 대잠초계기를 보유했다. 우리나라 보유량은 한 자리 단위다. 단위 면적당 투입 가능한 대잠초계기의 수에서 해자대는 미 해군마저 압도한다. 더구나 성능이 향상된 후속 기체의 도입도 곧 시작된다.

기뢰를 제거하는 소해함(사진) 분야의 전력도 자위대가 자부심을 가진 분야다. 자위대는 모두 30여 척의 소해함을 보유하고 있어 미 해군을 능가한다. 일본의 격월간지 ‘추구’(追求)가 지난달 일본 자위대가 세계 1위를 차지한 분야의 하나로 소해함 전력을 꼽았을 정도다.

일본 언론은 우리나라의 독도급 대형 수송함(LPX) 취역 당시 ‘위협’ 운운하며 엄살을 부렸지만 일본의 전력도 만만찮다. 일본이 건조 중인 16DDH 구축함은 헬기 탑재 능력에서 우리의 LPX를 앞지른다.

눈에 보이지 않는 차이도 있다. 해자대가 이지스 체계를 제대로 운용하는 데 5년 이상의 경험 축적이 필요했다고 알려져 있다. 운용이 복잡한 첨단 무기들은 노하우가 축적돼야 그 성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다.

우리 해군의 첫 번째 이지스 구축함은 2008년에 전력화될 예정이다. 일본은 1993년에 운용을 시작했으므로 우리와는 무려 15년이라는 경험의 격차가 생기는 셈이다.

물론 해자대도 약점은 있다. 해군은 해병대와 결합했을 때 최상의 전력을 발휘할 수 있지만 일본에는 해병대가 없다. 해군력을 활용, 지상으로 전력을 투사할 수 있는 공세적인 작전 능력도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일본 안보 문제 전문가인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해자대는 외형 면에서 영국·프랑스를 앞지르지만 종합적 능력에서 적지 않은 제약 요소가 있다”며 “공세 능력이나 원양 작전 능력은 제한적”이라고 평한다.

“방어 면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는 해자대는 공세적 능력을 갖는 미 해군과 상호 보완적으로 운용될 때 의미 있는 전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윤교수의 평가다.

< 출처 : 국방일보=밀리터리 리뷰, 2005. 12. 5 >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