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軍은 우리나라 軍團에 해당

미연공사(微軟公司), 긍덕기(肯德基). 한자 자체의 뜻만으로는 정확히 무슨 의미인지 짐작조차 안 되는 이 용어들은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사와 KFC(켄터키 프라이드 치킨)의 중국식 표기법이다.

코카콜라는 가구가락(可口可樂)이라고 표기하는 정도는 애교라고 봐줄 수 있지만 맥도널드를 맥당로(麥當勞)로 표기하는 지경에 이르면 중국식 한자 발음을 모르고서는 오해하기 십상이다.

군사 용어도 마찬가지다. 같은 한자 문화권인 중국의 군사 용어는 우리와 비슷한 듯 보이면서도 차이가 많아 착각하기 쉽다.

특히 우리 식의 한자 감각으로 해석하면 완전 오역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중국군을 살펴보기에 앞서 특이한 중국식 군사 용어를 한 번 살펴보자.

중국의 군은 우리나라의 군단에 해당한다. 사(師)는 사단, 여(旅)는 여단인 것은 우리식 한자 감각으로도 이해가 된다. 하지만 그 이하의 편제 단위는 완전히 달라져 단(團)이 연대, 영(營)이 대대, 련(連)이 중대, 배(排)가 소대, 반(班)이 분대가 된다.

실무에서는 부대 단위를 표시할 때 중국어 발음의 첫 글자를 따서 영어 약호로 표기하는 경우도 많다. 군 - 사 - 여 - 단 - 영 - 련 - 배 - 반을 각각 J - S - U - T - Y - L - P - B로 표기하는 식이다. 이를테면 1군을 1J로 쓴다는 이야기다.

자동차화보병은 마탁화보병(摩托化步兵)이라는 생소한 표기를 쓴다. 자동차화(Motorized)를 의미하는 영어 단어의 발음을 그대로 따온 표기법이다. 공병은 공정병(工程兵), 특수부대는 특종병(特種兵), 공수부대는 공강병(空降兵)이다.

전차(Tank)의 중국식 한자 표기법인 탄극(坦克)도 한자만으로는 뜻을 파악하기 힘든 사례다. 우리나라의 K1 전차를 중국식으로 표기하면 ‘K1 坦克’이 되는 셈이다. 보병전투차(IFV)는 보병전차(步兵戰車), 병력수송장갑차(APC)는 장갑운병차(裝甲運兵車)다.

곡사포는 일본식으로 유탄포(榴彈砲)라고 표기하며 평사포(Canon)도 발음을 따와 가농포(加農砲)라고 쓴다. 자주포는 자행화포(自行火砲)다. 다연장 로켓은 화전포(火箭砲), 무반동총은 무후좌력포(無後座力砲)가 된다.

항공 무기 체계에는 더욱 독특한 용어가 많다. 로켓은 화전(火箭), 미사일은 도탄(導彈)이다. 헬기는 북한처럼 직승기(直昇機)라고 쓴다. 전투기는 섬격기(殲擊機), 폭격기는 우리식 한자 감각으로는 아주 생소한 굉작기(轟炸機)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전투기를 의미하는 알파벳 부호로 F를 쓴다. 하지만 중국은 섬격기의 중국어 발음 첫 글자를 따서 J를 쓴다. J-10으로 쓰면 전투기 종류인 것. 폭격기를 의미하는 부호는 H다. 구축함·호위함 등은 우리와 같은 한자를 쓰지만 잠수함은 잠정(潛艇)이다.

서구권 국가의 무기 애칭도 중국식으로 표기하면 거의 수수께끼 수준이 된다. 우리 해군도 사용하는 미국의 대함 유도탄인 하푼(Harpoon)의 중국식 표기법은 어차도탄(漁叉導彈)이다. ‘Harpoon’의 사전적 의미인 ‘작살’을 중국어로 그대로 번역한 사례다.

프랑스의 미스트랄(Mistral) 휴대용 지대공 유도탄의 중국식 표기는 서북풍도탄(西北風導彈)이다. 미스트랄이 원래 서북쪽으로 불어오는 계절풍을 의미하는 단어임을 고려, 그대로 직역한 것이다.

< 출처 : 국방일보 김병륜 기자, 2005. 12. 26 >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