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드리드 시내에 위치한 육군박물관은 1502년부터 왕립 수도원이었던 건물을 1623년에 증·개축해 개관했다. 이 박물관은 발자크 건축 양식으로 개관 초기 전시실은 포병·공병·보병·기병의 4개 병과로 구성됐으나 1932년 육군박물관으로 통칭, 오늘에 이르고 있다.

전시연출은 ‘스페인 군 발달사와 대외참전의 역사’라는 주제로 14∼15세기에 걸쳐 광대한 식민지를 경영하던 찬란한 역사와 영광을 과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전시품은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해양강국의 전성기와 관련된 자료들이 주류를 이룬다.

전시실에는 기병부대의 다양한 갑주류와 포병부대의 화포류·총기류 등 30여만 점이 전시돼 있다. 또 전쟁 당시 주요 지휘관 및 전쟁영웅들의 흉상과 유품들이 전시돼 있다. 특히 말을 탄 기병의 다양한 모형과 권총·소총류, 그리고 1309년 지브롤터와 바자(Basa) 정복시 사용한 화포도 눈길을 끈다. 또 14세기에 제작된 다양한 구경의 화포와 1517년에 생산된 퐁세카(St. de. Fonseca) 대포는 군사강국 스페인을 보여주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이렇듯 많은 전시품은 유물을 이해하기 쉽도록 형태에 따라 전시돼 있다.

박물관은 육군성 소속으로 운영되며 150여 명의 직원 중 학예연구·교육분야 전문인원은 5명만이 보직돼 있어 시대별 전쟁사 및 전시품 연구, 교육 프로그램 운영, 새로운 프로그램 개발에 한계가 있어 보였다. 특히 교육부서가 별도로 편성돼 전시실 자료연구, 전시자료에 대한 자문활동, 각급 기관 순회강연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지만 학교기관·사회단체 등과 긴밀한 협의를 통한 적극적·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은 인력충원과 예산지원을 받은 후에 운영할 계획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박물관은 새로운 자료수집을 위해 조병창 등 각종 군수부대와 협정을 체결해 어려운 가운데서도 새로 개발되는 장비와 무기, 그리고 물자 등을 수집하고 있다.

1981년 건립된 공군박물관은 마드리드 시내에서 50km 거리인 Cuatro Vientos에 위치하고 있다.

전시실은 ‘공군의 발전과 조종사의 업적’이라는 주제로 세 개의 실내격납고와 야외전시장으로 구분, 총 152대의 다양한 항공기를 전시하고 있다. 항공기는 1911년에 생산된 Vilanova-Bleriot XI 항공기부터 구소련제 MIG-21·SU-22 전투기, 독일제 Luftwaffe, 미국제 F-5A·RF-5A 등을 포함해 시대별로 전시하고 있다. 그리고 전쟁 당시 큰 업적을 남기고 전사한 조종사들의 사진과 여러 가지 유품을 보여주고 있으며 항공기 발달사를 영상으로 보여주고 있다.

야외전시장에는 항공기를 정비할 때 필요한 각종 장비와 도구를 함께 전시함으로써 마치 비행장에 온 듯한 느낌을 주었다.

공군박물관 역시 공군 소속으로 현역과 민간인 32명이 학예연구 및 항공기 관리분야에 보직돼 있다.

스페인은 육군박물관·공군박물관의 수많은 전시품을 통해 과거 세계를 제패한 민족으로서의 자존심과 자긍심을 부각시키고 있었다.

올바른 무(武)의 문화 계승과 함께 강력한 국방력만이 국가와 민족을 지키는 최후의 수단이 된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면서 마지막 방문지인 영국으로 향했다.

< 출처 : 국방일보=밀리터리 리뷰, 2003. 8. 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