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의 계급과 인력 운용은 우리나라와 많은 차이가 있다. 특히 대부분의 나라에서 당연시하는 군 계급이 꼭 필요한 것인지 여부가 중국에서는 논란이 됐을 정도다. 군대 기본 문화를 보는 시각 자체가 다르다는 이야기다.

중국은 공산주의 국가에서는 군 계급이 필요없다고 생각, 창군 초기에는 계급 자체가 없었다. 1955년에야 계급 제도가 처음 시행됐지만 ‘군 계급은 인민 군대의 본질에 위반된다’는 반대 세력의 주장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문화 혁명으로 극좌파가 맹위를 떨치던 1965년 군 계급 제도가 취소된다.

77년 실용주의를 표방하며 집권한 덩샤오핑(鄧小平)은 군의 전문성 강화와 현대화를 위해서는 계급이 꼭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더구나 79년 중·베트남 전쟁에서 지휘 체계 문란이 문제되자 계급 제도 부활이 본격 추진된다.

오랜 준비 끝에 일급 상장·상장·중장·소장, 대교·상교·중교·소교, 상위·중위·소위 등 11단계 계급으로 구성된 군관(장교) 계급을 88년 제정했다. 당시 사관(준사관) 계급은 군사장과 전업군사 2단계로, 군사(부사관) 계급은 상사·중사·하사 3단계로, 병은 상등병·열병 등 2단계로 구성됐다.

하지만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93, 94, 95, 99년 등 네 차례나 계급 제도가 바뀐다. 현재의 계급에서 장관급(장성)은 상·중·소장으로 구성된다. 우리나라와 비교해 준장 계급이 없는 셈이며 상장(上將)이 한국의 대장(大將)에 해당한다. 교관급(영관)은 대·상·중·소교(校) 4단계며 위관급 장교는 상·중·소위로 구성된다. 사관(준사관)과 군사(부사관) 계급은 99년 통합 개편, 6급사관부터 1급사관까지 6단계로 구성된다. 병사 계급은 상등병과 열병(列兵) 2단계다.

단순히 계급 명칭만 다른 것이 아니라 계급을 부여하는 기준에도 차이가 크다. 우리나라의 해·공군참모총장에 해당하는 해·공군사령원들도 상장이 아닌 중장 계급을 부여받은 경우도 많다. 지상군 최상급 제대인 대군구 사령원들도 중장 계급인 경우가 흔하다. 계급이 상장인 경우에도 사령원을 맡은 후 6개월에서 1년 등 일정 기간 경과 후 중장에서 상장으로 승진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군장(군단장) 계급은 소장이며, 사장(사단장)과 여장(여단장)의 기준 계급은 대교다. 단장(연대장)은 상교, 영장(대대장)은 중교, 연장(중대장)은 상위급이 맡는다. 전체적으로 비교해 보면 중국의 대교는 우리나라의 대령보다는 준장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계급 제도가 폐지된 60년대 무렵 극좌파들이 능력보다 중요한 것이 당성과 사상이라고 주장하면서 장교 선발과 양성 체계도 대혼란을 겪는다. 심지어 ‘중군군에 필요한 것은 머리 좋은 제갈량 한 명이 아니라 사상이 투철한 구두닦이 세 명’이라는 구호까지 등장할 지경이었다. 이런 풍토 속에 각급 군사대학과 학교들의 교육 기관이 대폭 단축되고, 장교도 사병 중에서만 선발하는 것이 당연시되기도 했다.

덩샤오핑 집권 이후 인력 운용도 전문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다시 흐름이 바뀌게 된다. 오늘날 장교 선발과 교육 과정은 고졸자를 대상으로 하는 2~4년 과정, 사병 중에서 선발하는 2~4년 과정, 대졸자를 대상으로하는 1년 과정으로 다양화되고 있지만 무엇보다 중시하는 것은 능력과 전문성이다.

< 출처 : 국방일보 김병륜 기자, 2006. 1. 9 >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