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반도 안보상황을 보면 남북 간 교류·협력 추진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군사적 위협의 실체는 근본적으로 변한 것이 없다.

북한은 군사력을 체제생존의 유일한 수단으로 간주하고 선군정치를 지속 표방하면서 심각한 경제난 속에서도 세계 5위의 방대한 군사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핵·화생무기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또 대남 적화전략과 공격적인 군사전략을 고수하면서 지상군 전력의 70% 이상을 평양~원산 이남 지역에 집중 배치하고 있어 언제든지 기습공격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장사정포·미사일 등으로 우리의 수도권은 물론 한반도 전체를 <그림>과 같이 사정권에 둠으로써 우리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특히 최근 북한의 핵무기 보유 시인 등 일련의 북핵 사태는 역내 최대의 안보위협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 한반도 안보환경과 국방발전 방향

동북아 지역은 역내 국가 간 상호 불신의 역사적 경험과 도서영유권 분쟁, 해양자원 개발권을 둘러싼 이해 상충 등 다양한 분쟁 요인이 잠재돼 있어 갈등·대립관계가 상존하고 있다. 따라서 한반도 주변국들은 역내 주도권 확보를 위한 군비경쟁을 치열하게 전개하고 있어 지역 안보환경의 불안정성·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 中日 국방비 증액 박차

일본은 경제력에 상응한 정치·군사적 역할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구하고 있는 가운데 올 6월에는 평화헌법·전수방위의 제약에서 벗어난 유사법안(有事法案)을 입법화했다. 또 지속적으로 세계 2~3위 수준의 방위비를 투자, 이미 현대화한 군사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군사 정보위성을 발사해 독자적인 정보수집체계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 일본의 전력증강 동향

- 군사첩보위성 2기 발사(2003. 3), 광학·레이더 위성 2기 추가 발사 예정(2003)
- 제2세대 위성 2기(2005) 및 무인정찰기 개발 추진(2007)
- 지상·해상 탄도 미사일 요격 시스템 도입 추진
- 조기경보기(AWACS) 4대 실전 배치 및 공중급유기 4대 확보 예정(2010)
- F-15 전투기 현대화 및 첨단 지원전투기 F-2 전투기 지속 확보
- 이지스함 4척 보유·성능개량형 2척 추가 건조 예정(2009)
- 1만3500t급 헬기 탑재 호위함 2척 도입 예정(2008~2009)
- 8900t급 대형 수송함 3척 보유(2003)
※ 2003년 방위예산：420억 달러(4만9529억 엔·한국의 약 3배)


● 중국의 전력증강 동향
- 군사통신위성 중심의 C4I체제 구축 추진
- 장거리 전략 미사일 개발：동풍-31(8000km) 시험발사
- 성공(2002), 동풍-41(1만2000km) 개발 중(2010)
- 7000t급 미사일 구축함 2척 배치, 추가 2척(2005)
- 러시아제 공중조기경보통제기 5대 도입 추진(2005)
- 항공모함 탑재 가능한 SU-30 전투기 38대 도입 계약 체결(2004)
- 전투기·전폭기 등 전 기종 최신형으로 교체 예정(SU-35 등 1200대)
- 기존 전략핵잠수함 성능 개량 및 신형 전략핵잠수함 건조 중(2005)
※ 2003년 방위예산：9.6% 증액, 224.3억 달러
(실제로는 2~5배 규모로 추정)

중국도 적극방어 전략 기조 아래 해·공군력 증강 등 군사력 첨단화에 노력하고 있으며, 고도의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지난 10여년 간 평균 16% 수준의 지속적인 국방비 증액을 통해 전략무기의 자체 개발과 러시아제 신형무기 도입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우리에 비해 우세한 국력과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는 주변국들이 이처럼 첨단전력 확보에 주력하는 동안 우리만 국방투자를 계속 미룰 경우 주변국과의 전력 격차가 더욱 확대돼 장차 자위적 방위역량을 구축하는 데 심각한 차질이 생길 것은 불문가지일 것이다.


● 한미안보동맹 경제발전 근간

한·미동맹은 지난 50여년 간 북한의 군사적 도발을 효과적으로 억제, 한반도 평화유지 및 경제발전에 결정적으로 기여해 왔다. 주한미군이 없었다면 우리의 국방비 부담률은 현저히 증가됐을 것이며 세계 10위권의 경제성장도 어려웠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와 같이 6·25전쟁 이후 국가방위의 근간을 이뤄 온 한·미동맹관계는 우리의 국력신장과 세계 전략환경 변화에 따라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주한미군의 역할 변경 및 재배치 문제가 논의되고 있다.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기술력을 이용, 한·미 양국군의 군사능력을 발전시킴으로써 새로운 위협에 대한 대처능력을 향상시키고 주요 축(hub)을 중심으로 주한미군을 통합 및 재배치하는 등 동맹관계 발전에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앞으로 한·미동맹관계는 신장된 우리의 국력을 고려해 한국의 방위는 한국군이 주도하고 미국은 지역 차원의 역할을 수행하는 방향으로 조정·발전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불확실한 안보환경 속에서 국가 생존과 번영을 보장하기 위해 우리 군은 현존 북한 위협은 물론 장차 어떠한 형태의 위협에도 효과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 ‘자주적 선진국방’ 구현에 국방정책 목표를 두고 자위적 방위역량 구축을 위한 군사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력구조 발전 및 전력증강 방향은 다음과 같다.

첫째, 부대 및 지휘구조는 통합전력 발휘와 전장환경에 신속한 대응이 가능토록 정보화·과학화한 C4I체계를 구비하며, 전력구조는 첨단무기를 점차 확대하고 기반 무기체계와 효과적으로 통합해 장기적으로 적정비율의 high-low mix 전력에 기초한 기술집약형 구조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둘째, 병력규모는 한반도 안보상황에 가시적 변화가 없는 한 현수준을 유지하되 안보환경을 고려, 단계적·신축적으로 조정한다. 즉 남북 대치기에는 현 병력수준을 유지하고, 평화 공존기에는 남북한의 군비감축 합의에 따라 감소 조정해 나가며, 통일기에는 국력에 상응한 수준으로 군 조직을 재편해 나간다.

셋째, 한반도 안보상황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자위적 방위역량을 확보해 나가되 남북 대치기에는 북한의 현존 위협과 미래의 잠재적 위협에 동시 대비할 수 있는 전력을 우선적으로 보강하며, 평화공존기에는 미래의 잠재적 위협에 대비할 수 있는 첨단 군사력의 기반 구축에 중점을 두고, 통일기에는 방위충분성에 입각한 전력을 완비할 계획이다.

넷째, 21세기 첨단무기체계의 독자적 개발·생산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국방연구 개발에 집중 투자, 미래 첨단 기술군을 뒷받침할 수 있는 핵심군사기술을 축적함으로써 핵심기술의 해외 의존성에서 탈피하고 방위산업 기반을 강화해 나간다. 이를 위해 국방연구 개발비를 국방비의 10% 수준으로 점차 상향 배분해 나갈 계획이며 전력획득 패러다임을 ‘체계획득’ 중심에서 ‘기술축적’ 중심으로 전환한다.


● 기술축적형 방위산업 전환

한편 경상운영 분야도 미래 정보·과학전에 효율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국방 정보화 기반체계 구축, 과학화훈련 확대, 전문기술인력 양성 등의 소요가 대폭 증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사회 발전 추세에 상응한 장병 사기·복지 증진 및 환경보전·국민편익 증진 등을 위한 소요가 늘어나고 있다.

경상운영비를 소모성 경비로 간주, 절감할수록 바람직하다고 오해할 수 있으나 경상운영비는 무형전력의 핵심인 장병의 사기, 교육훈련 등 현존 전력 유지에 직결돼 있기 때문에 그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지식·정보화 시대의 도래와 함께 미래의 전쟁양상은 첨단 디지털화한 감시장비에 의해 전장을 감시하고, 네트워크화한 C4I체계를 이용, 실시간 정보를 공유하며, 고성능·장사정·정밀화력으로 적 중심을 타격하는 시스템 복합체계(C4ISR + PGM) 개념에 의한 전쟁수행 방식으로 급속히 변모하고 있다.

최근 아프가니스탄 전쟁·이라크 전쟁이 시사하는 교훈은 산업화 시대의 전쟁 수단과 방식으로는 승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과거 산업화 시대로 무장된 외세에 대항해 농업시대의 방식으로 국가를 방위하려다 국권을 상실한 쓰라린 역사적 경험을 맛보았다. 이제 우리도 지식·정보화 시대의 첨단·기술군으로 하루빨리 변모하는 것이 시대적 요청임을 자각해야 한다.

따라서 우리 군이 미래전에 대비해 첨단 정보·기술군을 육성하려면 장기적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3.2% 이상 수준의 국방비가 안정적으로 배분돼야 할 것이다.

‘미래를 대비하는 한국의 국방비’ 문의 02-748-5339

< 출처 : 국방일보=밀리터리 리뷰, 2003. 8. 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