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잠수함 채용에서 제 1 차 세계대전까지

1700년대 후반부터 1800년대 중반에 걸쳐 개발된 초기의 잠수함들은 인력으로 움직이는 원시적(原始的)인 것 이었다. 그러다가 1800년대 후반에 이르러서야 잠수함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들인 축전지, 어뢰, 수중발사관, 가솔린 기관 및 전동기(電動機) 등이 하나씩 개발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이 시점을 전후로 해서 서방 각국들도 나름대로의 근대적 잠수함 건조에 착수하였으며 1988년 프랑스를 필두로 이탈리아, 미국 순으로 해군에서 잠수함을 정식 무기체계로 채택하였다.

반면에 1800년대 초 세계제일의 해군력을 보유한 영국은 잠수함을 약자(弱者)의 무기로 취급하여 그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1890년 후반에 들어서자 주요 해군강국에서 일고 있는 잠수함 건조붐을 더 이상 무시할 수 없게 되었다. 마침내 영국도 1901년에 이르러 국가의 정책이던 잠수함 무시방침을 변경하여 미국으로부터 배수량 104톤의 홀랜드급 잠수함 5척을 도입하였다. 이당시 근대잠수함의 효시(嚆矢)로 평가되던 홀랜드급 잠수함은 이미 그 성능을 인정받아 미국, 러시아, 일본 해군 등으로 수출되고 있던 중이었다.

한편, 영국은 일단 잠수함 운용방침을 결정하자 세계 제일의 해군국답게 전력증강 계획도 눈부셔 165톤의 A급, 280톤의 B급, 290톤의 C급, 550톤의 D급, 660톤의 X급 등 연평균 8척 수준으로 잠수함을 건조하였다. 그 결과 몇년 지나지 않아 발발한 제1차 세계대전 개전초에 세계 제일의 잠수함 보유국이 되었다.


2. 제 1차 세계대전(1914 ∼ 1918년)

제1차 세계대전 개전시 영국 해군은 76척의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톤수와 승조원수 면에서 볼 때 영국 해군전력의 1.5% 불과한 수준이였다. 이는 아직도 잠수함을 함대의 보조전력(補助戰力)으로 간주한다는 의미를 내포하는 것으로영국 해군으로 하여금 독일 해군처럼 잠수함운용에 대한 확실한 전략이나 전술 부재를 초래하는 결과를 낳았다.

전략과 전술의 부재속에서 시작한 1차대전은 영국 해군지도부에게 자연스럽게 그 중요성을 인식시켜 전쟁중 1,210톤의 J급, 1,883톤의 K급 등 1,000톤을 넘는 대형잠수함들을 포함한 150여척의 잠수함을 건조하게 만들었다.


가. 영국 근해

1914년 1차대전이 발발하자 영국 해군은 잠수함을 수상함의 보조전력으로써
① 독일근해로 침투하여 독일함대 감시(監視)
② 초계선(哨戒線)을 확장하여 독일 수상함대 저지(沮止)
③ 영국 동해안 방어(防禦) 등 세가지 작전에 중점을 두었으나 사전 충분한 검토 및 연습이 실시되지 않아 많은 문제점들이 들어났다.

이를 살펴보면 영국 해군에 있어서 최우선과제는 독일함대 감시였으나 당시의 무선통신 능력으로는 발틱해의 헤르고란트근해에서 영국본토까지 직접통신이 불가능하였기 때문에 잠수함은 영국으로 귀환도중 가능한 거리에서 보고해야만 하는 단점을 극복하지 못하였다. 그리고 초계선을 확장하여 독일 수상함대를 저지(沮止)한다는 잠수함부대지휘관 키스준장의 제안은 잠수함 성능을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고속함정을 저지하기에는 무리로 판명되었다.

마지막으로 영국 동해안 연안방어(沿岸防禦)는 개전 전부터 내려온 사상으로 잠수함을 동해안 기지 내에 대기시켰다가 독일함대가 급습에 대비함과 아울러 도버해협까지 초계선을 확장시킨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독일함대의 내습을 인지하여 대기하고 있던 영국 잠수함이 출항시켰을 때는 이미 습격이 종료되고 초계선에 위치한 잠수함은 거리상으로 너무 멀리 떨어져 아무런 역할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빈번히 발생하였다.

결국 1914년 영국 잠수함 전과는 E-9함에 의한 독일 경순양함 Hela의 격침뿐이었다. 그러나 이 결과로 인하여 독일 해군은 훈련해역을 헤르고란트해에서 발틱해로 부득이 변경할 수 밖에 없었다.

1915년에 들어서 특이한 점은 트롤선-잠수함 트릭(trawler-submarine trap) 전술을 이용하여 독일 U보트를 격침한 것이다. 이 당시 능력으로는 수중에서 잠수함을 탐지한다 것은 불가능하였다. 그래서 영국 해군은 유명한 Q-Ship 전술이외에 이와 같은 방안을 고안한 것이었다.


※ Q-Ship 전술

갑판상에 군수품을 만재한 상선을 위장하여 U-BOATS를 끌여들인 다음, 위장된 포나 어뢰로 접근한 U-BOAT를 공격하는 전술. 즉, 트롤선-잠수함 트릭(trawler-submarine trap)전술은 트롤선으로 하여금 어망예인을 가장하여 잠항한 C급 잠수함을 예인하도록 하는 것이다. 예인중 U보트가 부상하여 영국을 위시한 경비함정이나 선단에게 포격하면 예인선 중앙을 통해 잠수함과 연결된 통신선으로 잠수함에게 통보하여 어뢰공격을 실시하도록 하는 전술이었다.

영국은 이러한 트롤선-잠수함 트릭(trawler-submarine trap)전술을 이용하여 1915년 6월 7일하루에 2척의 U보트를 격침시키는 전과를 거두었다.

1916년 8월, 독일해군은 영국 동해안의 선더랜드에 포격을 계획하였다. 열세한 독일함대는 영국의 대함대와의 조우(遭遇)를 피하기 위하여 24척의 U보트로 5개의 초계선을 구성하였다. 독일의 움직임에 대한 정보를 획득한 영국 해군은 26척의 잠수함을 출동시켜 감시 및 요격준비에 만반의 대비를 실시하였다.

이러한 양국 해군의 철저한 계획속에 헤르고란트만을 출항한 독일함대에 대하여 영국 해군은 E-23 잠수함으로 기습을 감행하여 독일 전함 Westfalen이 손상을 입혀 회항시키는 전과를 올렸고 독일측도 U보트를 이용하여 영국수상함대에 기습을 감행하여 영국함대로 하여금 헤르고란드만으로부터 후퇴하도록 만들었다. 이 작전에서 전과는 양측 모두 잠수함에 의한 것이었으며 또한 양측 모두 잠수함의 손상은 없었다. 이 해전은 양국 해군 모두에게 잠수함의 잠재위력이 매우 크다는 것을 실감하는 계기가 되었다.

< 출처 : 해군본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