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제 2 차 세계대전 이후

1945년 2차대전에서 승리한 영국은 포츠담회담에 따라 독일 해군의 U보트를 약 10척 배분 받았으며 그중에는 영국 해군이 탐내던 과산화수소 발트 AIP엔진을 탑재한 XVIIB형 U1407함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 기술을 토대로 영국은 AIP 엔진을 탑재한 2척의 실험용 잠수함 Explorer와 Excaliber를 건조하여 실험함 겸 훈련표적함 임무를 수행하는 등 발트 AIP 엔진 실험을 1953년 10월까지 계속하였다.

그러던 중 미국이 노틸러스(SSN-571)함을 진수시켜 1955년 1월 17일 원자력 잠수함시대를 열자 영국도 발트 AIP 엔진 잠수함에서 원자력잠수함 건조로 정책을 변경하였다. 이러한 노력끝에 마침내 영국 최초의 공격 원자력잠수함인 Dreadnaught를 1960년 10월 21일 트라팔가해전 기념일에 맞추어 진수하였으며 1962년 12월 원자로 가동을 시작한 후 해상시운전을 거쳐 1963년 4월 영국 해군의 1세대 잠수함으로 취역시키게 되었다.

이로부터 19년 후, 원자력잠수함이 세계 해전사상 최초로 군함을 격침시키는 사태가 발생하였는데 이것이 바로 아르헨티나와 벌인 포클랜드전쟁이다. 포클랜드전쟁에는 영국이 Swiftsure급 원자력잠수함 5척과 디젤잠수함 1척, 아르헨티나의 209급 디젤잠수함 4척이 참가하였다.

영국 해군은 포클랜드 위기발생을 감지한 1982년 3월 29일 원자력 잠수함 Spartan에게 포클랜드를 향하여 출동 명령을 내렸고 다음날인 30일에는 Superb와 Splendid를 출항시켰다. 이 원자력 잠수함들은 평균 수중 지속속력 20kts가 넘는 고속항해로 출항한지 이주일 만에 7,000마일이나 떨어진 포클랜드근해에 도착하였고 이때를 기점으로 영국은 주변 200마일 해역을 봉쇄수역(MEZ:Maritime Exclusion Zone)으로 선포하였다. 이것은 원자력잠수함이었으니 가능한 것이었지 재래식 잠수함이었으면 꿈도 꾸지 못할 일이였다.

이렇게 원자력잠수함이 포클랜드근해를 봉쇄한 가운데 영국의 기동부대가 4월 29일 포클랜드해역에 안전하게 도착하자 영국은 4월 30일을 기하여 동 지역을 전면봉쇄구역(TEZ:Total Exclusion Zone)으로 선포하였고 5월 7일에는 아르헨티나본토 연안의 12마일까지 봉쇄구역을 확장하였는데 이는 원자력 잠수함의 은밀성과 기동성의 장점을 최대한으로 이용한 조치였다. 또한 공격원자력잠수함은 아르헨티나와 포클랜드 사이에 배치되어 조기경보와 아르헨티나 해상교통로 차단에 투입되어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하였다.

이러한 가운데 아르헨티나 해군은 4개 기동전대(항공모함 Veintecinco De Mayo를 포함한 1개 항모전대, 순양함 General Belgrano를 포함한 기동전대, 그리고 구축함과 호위함으로 구성된 2개 전대)를 편성하여 200해리 봉쇄구역 외곽에서 현시를 실시하고 있었다.

이러한 아르헨티나 기동부대의 움직임을 주시하던 Brown중령이 지휘하는 영국의 원자력 잠수함 Conqueror함은 4월 30일부터 아르헨티나 함대를 계속 추적하고 있었지만 교전규칙(交戰規則)에 따라 봉쇄구역 외곽수역에서는 공격을 할 수가 없었다. 이에 따라 당시 포클랜드제도의 동쪽해역을 항해중이던 영국 기동부대사령관은 남서쪽 해역으로부터 아르헨티나의 위협을 제거하고자 본국에 교전규칙의 확대를 요청하였다. 영국의 전쟁내각(戰爭內閣)은 이것을 승인하고 1330 GMT를 기하여 잠수함 Conqueror에 전보를 타전하였지만 Brown함장이 전보의 내용을 정확하게 인지한 것은 1730시었다.

Conqueror함은 10KTS의 속력으로 지그재그항해를 실시하면서 아르헨티나 순양함 General Belgrano함에 접근하여 Belgrano 좌현함수 전방 1,400야드의 이상적인 위치까지 접근하였다. 여기서 Brown함장은 최신 Tigerfish homing 어뢰대신 제 2차대전에서 사용했던 구식인 MK8 직주어뢰 3발을 발사하여 그중 2발을 명중시켰다. 그중 첫발은 함수 6인치 함포 하부에 그리고 두번째 발은 후부 기관실에 명중하여 폭발하였다.

아르헨티나 해군의 분석에 의하면 어뢰가 폭발시 발생한 열파가 기재태세가 지켜지지 않아 열려진 문들을 통하여 순식간에 함내 전반으로 전파되는 과정에서 321명이라는 많은 인명이 사망한 것으로 분석하였다.

General Belgrano함은 명중된지 30분후 이함 명령이 내려졌고 함은 45분후 완전 침몰하였다. 한편 발사된 나머지 한발의 어뢰는 사정거리 내를 항해하던 구축함 Hipolite Bouchard함에 명중하였지만 불발로 피해를 주지 못하였다. 그러나 영국의 Conqueror함이 순양함 General Belgrano함을 격침함으로써 아르헨티나 해군으로 하여금 자국의 연안으로 후퇴하지 않을 수없게 하여 원자력잠수함의 전략적 및 전술적 유효성을 십분 발휘하였다.

한편 아르헨티나의 재래식 잠수함인 209급 San Luis 1척이 34일 동안 영국 기동부대 주변에서 작전하면서 영국 기동부대로 하여금 대잠전에 많은 노력을 투입하도록 강요했던 것이다. 이처럼 잠수함은 그것이 원자력추진이든 재래식추진이든 전략적 및 전술적으로 그 위력을 유감 없이 발휘하였던 것이다.


6. 영국 잠수함부대의 미래

국가의 크고 작음에 상관없이 어느나라든지 해군(海軍)을 유지하는 것은 명확한 국가목적(國家目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전통적으로 영국 해군은 국가를 방위하고 영국의 무역과 해외에서의 권익을 보호하는 역활을 수행하고 있다. 영국의 번영과 경제적 안정은 자유로운 해상무역에 의존하며 그 비중은 영국 전체 무역량의 94%를 점하고 있다.

따라서 미래의 영국 해군은 그 규모에 걸 맞게 축소되어서는 않되며 오히려 더 좋은 장비를 가지고 언제 어느곳에서 분쟁이 발생하더라도 연합국과 협력하여 대응할 수 있는 균형된 능력을 계속적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냉전의 종식과 경제논리로 병력축소는 영국 해군에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이러한 병력축소에도 예외적으로 적용되는 전력이 바로 전략원자력잠수함을 포함한 잠수함전력이다. 전략폭격기와 육상발사 전략탄도미사일을 포기한 영국은 국가의 안전보장을 위하여 프랑스와 마찬가지로 전략원잠을 약 20년 주기로 신조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울러 냉전후 변화된 전장환경으로 공격잠수함에 대지공격능력을 보유하는 추세가 진행되자 영국도 1998년 5월, Swiftsure급 Splandid에 처음으로 어뢰발사관을 이용하여 발사가 가능한 잠수함발사 대지공격용 토마호크 block Ⅲ 미사일을 장착하였고 Astute 후속함으로 FASM을 개발을 계획하는 등 공격 원잠의 현대화에 노력하고 있다.

< 출처 : 해군본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