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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꾸는 잠수함 (下)

◆ 나 홀로 잠수함은 없다

눈에 익은 잠수함 영화 한 장면을 생각해 보자. 아무도 없는 깊은 밤중에 잠수함 승조원들만 모여 은밀히 항구를 벗어난다. 함장도 승조원들도 그들이 어디로 가야할지 모른다. 출항 후 함장은 비밀도장이 몇 개나 찍힌 봉투를 뜯고 그들의 임무가 지시된 명령서를 읽는다. 그리고 그들이 작전하고 돌아올 때까지 아무도 그들이 어디에서 무엇을 하는지 모른다. 최고 지휘관과 잠수함 함장만 아는 비밀 속에그들은 은밀히 작전을 수행하고 돌아온다.

물론, 이것은 사실에 바탕을 둔 잠수함 운용의 기본이었다. 하지만 냉전도 지나간 이 시점에 이러한 은밀한 잠수함 운영은 물 건너 가는 듯 하다. 동시·통합적합동작전 수행이 보편화 될 미래 해전에서 해군도 타군이나 다국적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듯이 이제는 잠수함도 존재를 위해서 타 전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길을 찾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다. 이를 위해 잠수함도 네트워크전에 개입하여 그 존재가치를 발휘해야 한다.

과거의 잠수함 장교들은 잠수함의 전문성만으로 그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잠수함 승조장교들도 연합, 합동 작전을 모르면 도태되는 시대가 오고 있다.


◆ 비행기도 공격하는 잠수함

잠수함은 물 속에서는 독보적인 존재였지만 항공기에 들키면 끝장이었다. 기동력이 좋은 대잠항공기는 물 속에서 아무리 빨라봤자‘고양이 앞의 쥐’밖에 되지 않는 잠수함에 대해 일방적인 공격을 할 수 있었다. 소노부이를 깔고 대잠무기를 이용해 공격하거나 부상을 강요하여 일단 탐지된 잠수함에 대해서는 일방적인 공격의 우선권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잠수함도 막다른 골목길에서 고양이에게 쫓기다 돌아선 쥐처럼 항공기에 대해 뭔가 대응할 기세다. 부상해서 항공기에다 쏠 수 있는 대공로켓포를 장착하는 것이 아니고 수중에서 항공기를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 것이다.

대잠헬기가 대잠 탐지를 하기 위해서는 디핑을 해야 한다. 이때, 디핑 소음방위로 잠수함이 미사일을 공격하면 공중에 정지해 있는 헬기는 꼼짝없이 맞을 수밖에 없다. 또한 저고도로 비행하는 해상초계기나 헬기소음은 물속의 잠수함이 들을 수 있어 표적방위로 미사일을 발사하면 고속의 미사일은 저속의 항공기를 충분히 명중시킬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 잠수함들은 더 이상 항공기의 밥으로만 남아 있지는 않을 것이다.


◆ 소리 없는 잠수함

유명한 잠수함영화‘붉은 10월’에서 숀 코네리의 잠수함은 완벽하게 소리를 숨겼다. 그 비밀은 바로 초전도추진이었고, 이 영화는 초전도잠수함의 미래를 일반에게 홍보하는 계기가 되었다. 초전도함의 추진원리는 플레밍의 왼손법칙에 따른다. 즉, 선체에 고정된 초전도 자석에 의해 선체내를 관통하는 해수관내에 자장을 형성하고 그 자장과 직각방향으로 해수전류를 흘리면 해수에 전자력이 발생하고 그 반작용으로 잠수함이 추진력을 얻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초전도함은 프로펠라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케비테이션과 선형설계상의 문제 및 제한을 해결할 수 있다.

초전도 함에 관한 연구는 1970년도 이후 미국과 일본, 독일, 영국 등에서 이루어지고 있고 중국, 유고, 러시아, 이탈리아 등에서도 기초적인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포항공대가 단독으로 연구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전도 잠수함이 실용화 되는 날, 잠수함들은 새로운 형태로 분류가 되어야 할 것이다.


◆ 맞춤형 모듈 잠수함

최소의 투자로 최대의 효과를 창출하고 싶은 욕구는 경제에만 적용되는 것이아니다.

잠수함을 가지고 있는 모든 나라는 이러한 욕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제한된 예산으로 소수의 잠수함 밖에 가질 수 없는 나라들은 어떻게 모든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을까? 연안에서 정찰 및 감시, 특수전, 기뢰전도 하면서 대양에 나가 대수상전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모든 기능을 충족시키다 보면 어느 한 가지도 완벽하게 성능을 발휘하지는 못하게 된다.

따라서 생각해낸 것이 모듈형 잠수함이다. 이 모듈형 잠수함은 탈착식 SECTION을 구비하여 특수전을 수행할 때는 특수요원 침투 및 회수용 장치를 부착하고 대양에서 대수상전을 할 때는 그 구획에 무장을 더 많이 실을 수도 있다. 또한 그 구획에 UUV를 장착하고 나갈 수도 있다. 작전의 특성에 따라 센서도 맞춤형으로 장착할 수가 있어 모듈형 잠수함은 앞으로 각광을 받게 될 것이다.


◆ 비행기만큼 빠른 잠수함?

과연 잠수함의 속력은 얼마까지 빨라질 것인가? 항공기만큼 빨라 질 수 있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하지만 먼 훗날 이것이 가능해 질지 모른다. 물 속에서 잠수함 주위를 공기로 싸 버린다면 잠수함은 물 속에 있지만 하늘을 나는 비행기와 같이 추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실제로 러시아는 이러한 기술을 이용하여 200노트 이상의 속력을 내는 어뢰를 개발하였다. 50년 전에 오늘날의 잠수함 성능을 예측하기 힘들었듯이 조만간에 비행기만큼 빠른 잠수함이 현실화될 지도 모른다.


◆ 결언

본인은 20년 전 생도시절 조선공학과에서 잠수함공학을 배웠지만 잠수함을 한 번도 보지 못하고 졸업했다. 20년이 지난 현 시점에 우리 해군은 잠수함 운용을 완벽히 소화하였으며 최신예 AIP잠수함인 214급 잠수함 인수를 눈앞에 두고 있다. 과거에 오늘을 예견하기 힘들었듯이 오늘도 미래를 예견하기는 힘들 것이다. 하지만 20년 전 그 때에도 누군가 우리 해군을 위해 꿈을 꾸는 이들이 있었기에 그 꿈을 지금 우리가 현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우리의 후배들을 위해 꿈을 꾸어 보자. 현실로 다가올 미래를 향하여!

< 출처 : 해군본부 >
2005-01-27 16:4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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