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호에서는 군사기만과 항공작전을 마무리하면서 항공작전을 통한 상륙작전 군사기만과 현대전 기만전술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1. 항공작전을 통한 상륙작전 군사기만

1) 노르망디 상륙작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지원하기 위한 연합군 항공작전은 독일군이 상륙지역을 오판하도록 신중하게 계획되었다. 연합군 폭격기는 상륙 지역인 노르망디의 공격목표 하나를 폭격할 때마다 다른 지역의 공격목표 두개를 폭격했다. 노르망디 상륙작전 당일 실시된 연합군의 기만방법은 빈틈없는 양동작전이었으며, 날이 새기 전 영국의 폭격기부대가 프랑스 북서해안인 깔레로 향했다. 그 목적은 독일군에게 연합군 진격부대의 상륙지역이 노르망디해안이 아닌 그보다 240km 북쪽의 깔레 해안이라고 오판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기만작전 폭격기부대는 영국의 레이더연구 권위자로버트 코크번에 의해 고안된 채프(금속조각)를 투하하여 독일군 레이더 영상에 대규모 공격편대와 함정의 진격을 나타내는 가짜 영상이 나타나도록 하였다. 이를 위해 연합군은 거의 모든 독일군 레이더 시설을 노르망디 상륙작전 직전에 파괴하였으나 몇 군데는 기만작전을 위해 계획적으로 남겨두었다.

이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수학 전문가로 구성된 팀은 극히 복잡한 계산을 통해 길이 13km, 폭 3km의 장방형 공중궤도를 영국 공군 2개 비행대가 비행하면서 한 바퀴 돌 때 마다 궤도를 프랑스 해안으로 1.6km씩 접근시킬 것과 선회비행 중에 비행대는 분당 12발의 채프를 투하하도록 계획했다. 수학자들은 거대한 진격부대의 영상을 나타내기 위해 필요한 금속조각의 길이까지 산출했는데 가장 긴 것은 180cm나 되었다. 이러한 계획은 독일군 포획 레이더를 사용한 예행연습에서 성공을 거두었고 프랑스 해안에서도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결국 독일군은 레이더 화면위에 나타난 것만을 믿고 해안포를 바다로 향해 발사했으며, 연합군 상륙부대는 아무런 저항을 받지 않고 노르망디에 상륙할 수 있었다.


2) 인천상륙작전

한국전쟁에서 유엔군은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철저한 작전보안과 함께 적의 방어력을 인천이 아닌 다른 지역으로 돌리기 위해 동해와 서해안에서 해·공군과 합동으로 양동작전을 실시했다. 항공작전은 남포부터 군산까지 서해안의 상륙 가능지역을 모두 폭격하되, 상륙이 가장 유력시되는 군산을 맹렬하게 폭격하여 적의 관심이 집중되도록 유도했다.


2. 현대전에서의 기만전술

기만작전은 적 지휘관의 결심을 지연시키거나 오판을 유도하고 허위첩보를 제공하여 적 지휘통제체계의 능력을 저하시킴으로써 기습을 달성하는데 기여한다. 기습은 적이 예상하지 못한 시간과 장소, 방법으로 적을 공격하는 것이며, 적이 알지 못하게 하는 것이 필수적이지만 적이 알았다 하더라도 효과적으로 대처하기에는 시간이 없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1) 3차 중동전

현대전에서 군사기만을 통한 기습으로 승리한 사례는 3차 중동전(6일전쟁)을 들 수 있다. 이스라엘 공군은 D-day 초기 지중해를 통한 기습시 이집트 전투기들이 즉각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도록 전투기들을 북부비행장에서 남쪽으로 끌어내리기 위하여 기만작전을 실시했다. 이를 위해 공격개시일 전에 이스라엘군은 아카바만의 남쪽지역에 대한 항공정찰을 실시했다. 이러한 활동은 이집트군으로 하여금 이스라엘군이 시나이반도 남단지역에 공중공격을 개시할 것이라고 오판하도록 하여 전선에 배치된 20대의 전투기를 남쪽지역으로 이동시키게 했다. 또한 이스라엘 공군은 공격개시일 직전에 전투기들의 정비를 위해 모든 항공기의 비행을 중지하고, 이 상황을 은폐하기 위하여 프로펠러 항공기를 활용하여 전투기가 비행하던 지역을 비행하면서 정상적인 전투기가 임무를 수행하는 것처럼 하였다. 그 결과 기습 초기 모든 전투기를 작전에 투입할 수 있었다.


2) 걸프전

걸프전에서도 다국적군은 이라크의 방공망을 혼란시키기 위하여 기만전술을 사용했다. 특히 무인항공기를 효과적으로 운용하여 대공미사일의 위치를 확인하고 방공망을 완전 노출시키는데 성공하였으며, 전자방해 및 전자기만 등 전자전을 광범위하게 수행했다. 이에 대해 이라크군의 기만작전은 다국적군의 대규모 공중공격에 대비하여 주요 전투장비(미사일 발사대, 항공기, 전차 등)와 주요시설(레이더기지, 활주로, 관제탑 등)의 유사모형을 제작하여 운용했으며, 이들 유사모형을 노출시켜 다국적군의 공중 정찰활동과 공중폭격을 혼란시키는 등 다양한 기만대책을 강구함으로써 다국적군의 공중공습시 상당한 기만효과를 달성했다.


3) 코소보전

코소보전에서 세르비아군은 동맹군작전 전반에 걸쳐 나토군에 대항하기 위하여 주로 전술적 차원의 위장, 엄폐, 기만작전을 펼쳤다. 세르비아군은 교전 이전에 대부분의 병력을 병영시설로부터 철수시켰으며, 병력과 장비를 엄폐하기 위하여 숲, 동굴, 터널 등의 자연환경과 민가, 학교, 공장, 수도원 등을 이용했다. 또한 위장술을 광범위하게 이용하여 군용차량과 같은 전술적 표적과 고정시설인 교량까지도 은폐시켰으며, 다양한 모의표적을 설치하여 폭격을 유도했다. 그 결과 나토군은 절대적인 정보우세를 유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가짜 표적 또는 부정확한 표적을 공격함으로써 탄약을 낭비하였고 정확한 적정상황 평가가 곤란했다.

현대전에서 효과적으로 항공력을 운용하기위해서는 위장, 은폐, 기만전술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향상된 탐지기술 습득과 함께 정보분석 요원들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결국 현대전에서도 기만 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적의 전술적 기만을 파악하기 위한 정보우세 확보가 긴요하며, 정보우세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감시 및 식별을 위한 수집수단 확충과 분석 능력 구비가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 자료제공 : 대한민국 공군, 2003. 5. 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