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호에서는 지난 호의 정밀공중공격의 중요성 및 사례에 이어 정밀공중공격 시스템에 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시스템이란 용어를 사용한 것은 정밀공중공격이 성공적으로 완수되기 위해서 정밀무기 자체만이 아닌 기반이 되는 여러 전력들이 바탕이 되어야 함을 강조한 것이다. 이러한 전력들은 미래전양상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앞으로 공군력 건설의 방향이기도 하다. 시스템에는 올바른 표적식별, 공중우세 확보 및 통제, 침투 및 타격전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전력들은 상호연계되어 실시간 감지·처리·공격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게 된다.
올바른 표적식별전력
표적에 대한 정확한 정보의 부재는 계획과 실행 모두를 어렵게 한다. 2차 대전 초기에 연합군의 독일과 일본에 대한 전략 항공전 계획에 있어 어려움 중의 하나는 적의 산업 및 기반구조 등, 표적 세부사항들에 대한 믿을 만한 정보가 없다는 것이었다. 최근의 GPS유도방식의 정밀무기를 다량으로 사용한 아프가니스탄전에서도 표적에 대한 정확한 위치식별 및 정보가 절실히 요구되었다. 표적식별전력으로 대표적인 것들이 바로 정찰위성, 유·무인 정찰기, JSTARS, 신호정보기등을 들 수 있다.
인공위성은 쉽게 격추되지 않으면서도 많은 지역을 관찰할 수가 있다. 만약 걸프전에서 인공위성이 없었거나 파괴되었더라면 군사기획가들은 이라크 방공시스템의 구조와 약점을 알지 못했을 것이며, 따라서 그것을 파괴할 전역계획을 세울 수도 없었을 것이다. 걸프전에서 그 능력이 입증되면서 많은 국가 들이 군사위성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현재의 인공위성 식별능력은 지상 10cm까지 식별 가능한 기술수준에 이르고 있다. 인공위성을 이용한 정보수집의 예로, 코드네임 ‘키홀(Keyhole)’이라는 스파이 위성 KH-11은 1984년 흑해의 니콜라예프 해군기지에서 소련 최초로 건조중이던 핵추진 항공모함을 800킬로미터 고공에서도 선명하게 촬영했고, 아프가니스탄에서는 KH-12, 오비미지, 퀵버드 등의 위성들이 활용되고 있다. 이웃한 일본도 인공위성을 이용하기 위하여 H-2A위성을 쏘아올리는데 성공하였고 정찰위성도 쏘아 올릴계획이다.
정찰기로 대표적인 것이 U-2이다. U-2는 방공미사일이 닿을 수 없는 7만피트 정도의 고고도에서 카메라와 전자센서를 탑재하여 임무를 수행하며, 탑재카메라는 745마일 넓이의 지역을 담당할 수 있고, 중앙 150마일은 입체적으로 촬영할 수 있다. U-2는 오래 전소련이 쿠바에 배치한 미사일을 확인하는데도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반면 이 정찰기는 조종사가 오랜 시간 직접 조종을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최근에는 유인정찰기를 대신하여 무인정찰기인 중저고도용 RQ-1A Predator와 고고도용 RQ-4A Global Hawk가 개발되어 활용되고 있다.
이동표적에 대한 감시 및 통제 역할을 하는 JSTARS(Joint Surveillance Target Attack Radar System 합동감시표적 공격 레이더체계) 또한 정밀공중공격체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적진내부 200마일 이상의 탐색능력을 지닌 지상표적 탐지레이더를 장착한 JSTARS는 요주의 지역에서 의심스러운 차량들의 통행마저도 포착해 낸다.
신호정보(SIGINT)수집기도 표적에 대한 정보수집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오늘날은 무선송신의 비중이 커지면서 그것을 도청하는 것도 정보획득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무선파에서 마이크로웨이브파에 이르기까지 모든 종류의 전자기파가 주된 정보 수집영역이 된다. 이것을 도청하게 되면 적국의 방공레이더 유형에서부터 우방국의 내각개편 계획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파악할 수가 있다. 아울러 이러한 표적정보들에 대한 분석도 함께 이루어 질 때 그 표적에 대한 가치가 나타나는 것이다.
공중우세확보 및 통제전력
표적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있다면, 이러한 정보들은 실시간으로 타격수단에 전달되어야 하며, 정밀공중공격을 위한 은밀한 침투가 가능하도록 공중우세를 확보해야 한다. 적의 대공망을 마비시키고 아군의 전력을 보호하며 실시간 통제 가능한 공중통제가 요구되는 것이다. 범위를 확장하여, 위성을 이용한다면 우주통제 또한 필요하다. 이를 위해 필요한 전력으로 AWACS, C4I시스템, 대공제압전력 등을 들 수 있다.
AWACS(Airborne Warning And Control System : 공중조기경보통제기)는 정밀공중공격 전력들을 통제하고 적기의 움직임을 포착하여 정보를 제공한다. 고고도에서 운용되기 때문에 지상레이더의 탐지범위 확장이 불가능한 지역에 대한 탐지까지 가능하며, 타 체계와 연동하여 수집된 자료를 정밀공중공격 전력에게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최신 공중조기경보통제기(E-767)는 전투기 탐지거리 540km, 600개 비행물체 동시처리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C4I는 지휘(Command), 통제(Control), 통신(Communications), 컴퓨터(Computers), 정보(Intelligence)의 약자로 모든 전투수단과 정보데이터를 네트워크로 연결·통합하여 전투력발휘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한 시스템이다. 현대전에서 정밀성을 논할 때 중요시되는 것이 시간개념이다. 시간개념은 긴급한 상황에서 움직이는 표적에 대한 정밀성을 높이기 위해 실시간 통제를 하는 것으로 이를 위한 기반이 C4I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정밀공중공격을 위하여 적의 방공망을 제압할 전력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전자전을 수행하는 항공기와 대공제압기가 요구된다. 전자전수행 항공기는 적의 레이더와 통신체계를 교란 및 마비시킴으로써 정밀공중공격전력을 보호하며, 대공제압기는 사전에 적의 SAM과 레이더기지를 무력화시키는 역할을 수행한다. 최근에는 무인기를 대공제압기로 사용하거나 고성능 전투기에 대공제압용 미사일을 장착하여 운용하기도 한다. 침투 및 타격전력 침투 및 타격전력으로 첨단 전투기 및 유도탄을 들 수 있다. 정밀공중공격에 있어서 첨단 전투기는 침투 및 정밀타격수단으로 가장 필수적인 전력으로 직접 임무를 수행하는 무기체계이다. 전쟁시 저비용으로 많은 정밀 항공무장을 표적지역까지 은밀히 침투하여 투하하는 임무는 바로 항공기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미사일에 의한 정밀공격도 가능하지만, 비용적 측면이나, 표적파괴능력에서 비교가 안된다. 특히 제한된 취약시간대를 가지며 이동이 가능한 표적인 TCT(Time Critical Target : 실시간 이동 표적)에 대한 효과측면에서 미사일은 더욱 제한적이다. 앞으로의 표적은 더욱 더 TCT가 증가할 것이며, 지하 깊숙이 엄폐화되기도 하기 때문에전투기 혹은 폭격기에 의한 정밀공중공격이 더욱 필요해진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항공기의 중요성이 인식됨에 따라 앞으로의 항공기는 스텔스화와 전천후 정밀폭격능력 향상에 초점을 맞추어 개발되고 있다.
항공기의 발달과 함께 항공탄약도 그 성능이 개선되고 있다. 항공탄약개발의 초점은 저비용으로 보다 정확한 무장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따라서 차세대 정밀항공탄약은 센서 및 신호처리기술의 발전으로 더욱 지능화될 추세이다. 일례로 지역적 표적에 대한 확산탄도 지능화 자탄으로 운용될 예정이며, 영상정보를 구현하는 탑재센서를 이용하여 표적에 접근하는 도중에 탄도를 수정할 수 있게 되어 더욱 정밀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탄약의 유도방식에 있어서 최근에는 GPS방식이 선호되고 있는데 이는 적은 비용으로 보다 높은 정밀도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시스템들은 매우 짧은 시간 안에 서로 DATA Link화하여 실시간으로 표적을 식별·분석하며, 선별된 정보는 타격전력에 실시간으로 전달되어 동시에 공격이 이루어지도록 한다. 이는 정밀공격의 중요한 요소인 시간문제를 해결하게 되어 정밀성을 더욱 높이게 된다. 다음 호에서는 정밀공중공격이 군사력 건설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다.
< 자료제공 :
대한민국 공군, 2003. 5. 2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