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흑연폭탄이란?

전력관련 시설들을 파괴하기 위하여 사용되는 폭탄으로 ‘흑연거미탄’이라고도 한다.

이 무기는 코소보사태 때 NATO군이 유고슬라비아의 전력공급 시스템을 파괴하기 위하여 처음 사용되었다.

美국방성 발표에 의하면 이 폭탄이 사용되자 유고 전역에 공급되는 전기의 70%가 차단되어, 유고측 주요시설의 전기가 복구되는데 7시간, 그 외 일반 시설의 전기가 복구되기까지는 20시간이나 소요되었다고 한다.

유고 전역을‘암흑천지’로 만들어버린 엄청난 효과에도 불구하고 이 무기에 의한 별다른 시설피해나 인명살상은 전무(全無)에 가깝다.


■ 정전(停電) 일으키는 폭탄

흑연폭탄은 상대국의 전기 및 동력시설의 기능을 마비시킬 목적으로 제작돼 확산탄 형태로 투하되는 특수폭탄이다. 폭탄이 투하되면 다수의 자탄으로 분리되고, 분리된 자탄으로부터 화학처리된 탄소 흑연 필라멘트가 살포되어 변압기나 개폐기 같은 전력공급시설의 전력을 차단시킨다.

이와 같이 이 폭탄은 공격하고자 하는 목표물(전력시설)에만 무기효과를 미치고 부수적인 피해를 최소화하기 때문에 “SOFT BOMB"이라고도 불린다.

최초 사용은 1999년 5월 F-117A 스텔스 폭격기에 의해 유고에 투하되었던 것인데, 당시 나토와 美국방부는 이 폭탄이 실전에 처음 사용된 것이며 공개되지 않은 무기라고 밝혔지만, 사실 걸프전쟁 때도 토마호크 탄두에 탄소섬유를 탑재한 이와 비슷한 무기가 이라크 변전소를 공격하는데 사용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원래 흑연폭탄은 적 레이다망을 교란하기 위한 무기로 개발이 시작되었으나, 이것이 주 전력 공급발전소에 더욱 치명적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전혀 다른 성격의 무기로 태어나게 되었다.


■ 흑연폭탄, 어떻게 작동되나?

흑연폭탄은 Dispenser System에 의해 무장이 운용되며, SUU-66B(Tactical Munition Dispenser)에 의해 수백kg의 흑연분말과 장약을 채운 폭탄으로 위성에 의해 유도되어 목표물에 명중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세부적인 작동원리를 살펴보면,

① 목표지역 상공에서 임무항공기에 의해 고도 약 40,000ft 상공에서 흑연탄 투하
② CBU-94/B 흑연탄 탄체가 개방되면서 200여 개의 BLU-114/B(SOFT BOMB) 자탄이 투하
③ 자탄의 낙하산이 개방되면서 낙하 속도/균형 조절
④ 감지장치로부터 지상에서 약 650∼980ft 상공에서 자탄 내부 충전물 방출
⑤ 탄소섬유가 확산되면서 거미줄 형태로 낙하
⑥ 지상표적인 전기관련 시설물에 부착되어 단전현상 초래 및 과부하 작용을 발생시킨다.


간단한 원리, 치명적 효과

무기효과를 살펴보면, 기본적으로 흑연은 전도체의 성질을 갖고 있기 때문에 변전소의 선로에 누전을 일으켜 송전시설을 태우고, 이에 따라 전체 송전망을 마비시키는 것이다.

다수의 미세 흑연 필라멘트는 두께가 백분의 수 인치밖에 안되고 무게도 가벼워 공기 중을 떠다닐 수 있으며, 변압기 및 고압장비와 접촉하게 되면 단전이 발생하고 섬유를 통해 전류가 흐를 경우 아크(Arc)가 발생하게 된다.

흑연폭탄으로 인한 누전은 변전소의 하드웨어에 영속적인 피해를 주지만 예비 변전소나 장비가 있을 경우 또는 송전선의 카본을 완전히 제거해야 복구될 수 있다.

< 출처 : 월간공군 2004년 2월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