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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식 전차와 일본의 전차철학
apfsds-t 회원님 글



열기 전에

차철학 운운하면서 먹물을 좀 마신 척 하지만 전문적인 교육을 받지 않은 인원에 의해 작성된 글이니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마시고, "이런 생각을 가진 자도 있구나." 정도로 가볍게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개인적으로 전차철학이라는 용어를 남발하는데 대해 심프킨 선생에게 죄송하지만 한국과 프랑스의 전차철학에 이어 일본 육상자위대의 90식 전차를 바탕으로 일본의 전차철학에 대해 가볍게 다루어 볼까 합니다.


◆ 열며

일본은 훗카이도와 규슈, 시코쿠와 혼슈 및 크고 작은 도서로 구성된 일본열도를 영토로 하고 있다. 섬이라는 지역적인 특성상 일본은 군사력의 대부분을 해상과 항공전력에 집중하고 있으며 모든 적은 해상에서 우선적으로 격퇴하고자 한다. 그에 반해 육상전력에 대한 비중은 상대적으로 적으며, 육상자위대는 해상자위대와 항공자위대의 방어를 돌파한 적 상륙세력에 대한 상륙저지에 주안을 두고 있다.

육상자위대의 주력 대전차유도탄 중 한 종인 79식 대주정/대전차 유도탄은 처음부터 상륙용주정 격퇴를 고려한 유도탄 체계이며, 88식 지대함 유도탄과 94식 기뢰부설차량 등도 상륙세력 격퇴와 상륙저지, 대상륙 작전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이처럼 대상륙전에 중점을 두고 있는 육상자위대의 주요 기동체계 세력인 90식 전차 역시 이로부터 자유롭지 못 하여 대상륙전 투입을 위한 흔적을 찾아 볼 수 있다.


◆ 90식 전차의 특성

모든 것은 전면[前面]으로

대부분의 전차들은 전면 60˚ 원호(Arc) 내에 장갑 및 화력을 집중하고 있으며 90식 전차 역시 이와 함께 하고 있다. 다만 90식 전차는 전면에 대한 비중이 무척 큰데 아래의 문단에서 설명하겠지만 전투중량의 제한으로 인해 90식 전차의 장갑재는 전면이외의 부위에 대한 적용이 크게 감소하였다. 90식 전차의 상대적으로 큰, 주요요소의 전면 집중(장갑, 화력 등) 현상은 해안선이라는 명확한 전선을 가진 대상륙전이라는 상황에 의해 가능해진 현상이다.

90식 전차의 주요 방호장비 중 하나인 레이저 경보기-대전차유도탄의 유도용 레이저와 전차의 거리측정용 레이저를 감지해 자동 또는 수동으로 연막탄을 발사한다-는 레이저의 발신방향을 7방향으로 표시하지만 그 범위는 전면 180˚에 대해서만 감지 및 경보능력을 발휘한다. 차장용 독립조준경 역시 선회는 가능하나 선회범위는 360˚ 전방향이 아닌 전면 180˚에 대해서만 제공된다.

다수의 적을 상대로

대상륙전은 정확한 상륙지점 예측이 중요하나 이는 쉬운 일이 아니고, 주요전력을 집중하여 투사하는 상륙세력에 대해 상륙저지세력은 수적열세에 내몰리기 십상이다.

이에 따라 90식 전차는 다수의 적 장갑차량에 대한 교전 능력의 확보가 필수였고, 최대한 고성능의 사격통제장치를 확보하려 했다. 90식 전차는 전력화된 전차로서는 최초로 표적자동추적기능을 갖추게 되었고, 선회범위가 제한되기는 하지만 선회가 가능한 차장용조준경을 확보하고 있다. 당시 전주선회가 가능한 차장용 독립조준경을 가진 전차는 독일의 레오파트 1/2와 이탈리아의 OF40, 한국의 K1 정도였다.

또한 전투지속시간과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일정한 장전속도를 확보하기 위해 자동장전장치를 채용하고 있다. 물론 초기에는 잦은 고장에 시달렸으며 자동장전장치의 채용은 육상자위대의 인력난이 한 몫 했다.

신속한 전개를 위한 피공수성

긴 해안선을 가진 일본에게 대상륙전은 신속한 전개가 생명이나 전차는 궤도차량의 특성상 고속의 장거리 이동이 매우 불리하다. 61식 전차부터 90식 전차에 이르는 육상자위대의 주력전차들은 동세대 전차에 비해 경량의 차체를 가지게 되는데 이는 자력에 의한 장거리 이동 대신 타운송수단(화차나 트레일러 등)에 의한 피공수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으로 이를 통해 전개속도의 향상을 꾀하고 있다.

이 때문에 90식 전차는 전투중량 약 50톤으로 3세대전차 중 상당히 경량화된 전차로 분류되며 경량화에 기초한 전개속도 확보는 일본 전차들의 고질적인 약점으로 지적되는 장갑방어력의 부족-전면 제외-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높은 출력 그러나 낮은 연비

전후 일본은 경량화된 차체와 동세대 전차와 대등한 출력의 엔진을 확보해 높은 출력대중량비를 확보하고 있으며 90식 전차 역시 예외없이 같은 특성을 가지고 있다. 전투중량 50톤의 차체는 1,500마력급의 엔진과 결합되어 30hp/t에 달하는 높은 출력대중량비를 제공한다.

혹자는 이러한 90식 전차의 높은 출력대중량비를 통해 90식 전차를 공격적인 기동전을 중시한 전차로 보기도 하지만 본인은 90식 전차의 기동력에 조금 다른 해석을 해 본다. 90식 전차의 기동계통은 높은 출력을 발휘하지만 반대로 3세대전차로서는 무척 낮은 연비와 항속거리(300~340km대)를 제공한다. 여기에는 일본의 기술수준도 어느 정도 작용하겠지만 일본은 출력과 연비/항속거리 중 출력을 선택했다.

앞서 설명하였듯이 90식 전차는 피공수성이 중시된 전차이지만 화차나 트레일러 등의 운송수단은 전선 및 진지에 대한 접근이 용이하지 못 하며 사하지점으로부터 진지에 이르는 이동 및 기동은 전차 스스로 수행하여야 한다.

상륙세력은 기계화부대를 동원해 단시간내에 기동을 수행하려 할 것이고 적 상륙세력이 교두보를 확보하고 기동부대가 충분히 가속되지 전에 격파할 필요가 있다. 90식 전차는 높은 출력대중량비를 바탕으로 사하지점으로부터 진지까지의 이동 및 기동을 신속히 실시하게 되며, 또 전투간 신속한 진지변환을 위해서는 높은 출력대중량비가 요구된다.

장거리 공격 기동은 구동체계의 신뢰성과 연비를 요구하나 방어전투 및 진지 간의 기동은 출력이 더 중요시 되며 일본은 연비를 포기해 이를 타운송수단에 의한 피공수성으로 대체하고 대신 높은 출력대중량비를 선택했다.

높은 진지적응성

상륙지역의 예측은 매우 힘든 일로 대상륙전은 잘 축성된 진지내에서의 전투가 가장 이상적이나 진지가 축성되어 있는 지역 이외의 지역에 대한 상륙이 시도될 수 있으며 상륙 전 포격 및 폭격에 의해 진지의 파괴를 겪게 될 것이다.

이에 대비하여 일본은 74식 전차를 시작으로 자세제어능력을 가진 유기압 현수장치를 채용했고, 이후 90식 전차까지 이어져 오게 된다. 파괴되어 불량한 진지 및 엄폐물을 이용한 응급진지의 운용간 노출면적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사격자세-사격통제장치의 성능이 크게 향상되었으나 가장 이상적인 상태는 수평상태의 확보와 고지에서의 방어전투간 더 큰 부각을 확보하기 위해 유기압 현수장치를 이용한 자세제어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감제와 양호한 은/엄폐를 위해 방자는 고지를 선점하려 하며 고지상에서의 사격간 부각확보는 매우 중요하다. 한국의 K1/A1 전차 역시 유사한 이유로 자세제어능력을 갖춘 유기압 현수장치를 채용했다.


◆ 미래의 일본의 전차

현재 일본은 신전차(TK-X)라는 이름으로 차기세대 전차의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일본의 육상자위대는 소수의 PKO작전을 제외하면 해외에 대규모 전개할 확률이 매우 낮고, 대부분 열도 내에서의 방어전투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차 역시 기존의 육상자위대의 전차들의 연장선상에서 유사한 특성을 가지게 될 것이다. 피공수성의 향상을 위해 차체는 경량화될 것이며 생존성 향상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방호수단-각종 경보장치와 능동방호장치를 확보하는 한편 반응장갑과 같은 능동장갑을 채용하게 될 것이다.

또한 높은 출력의 엔진과 함께 높은 진지적응성을 위한 보다 발전된 유기압 현수장치를 가지게 될 것으로 생각된다.


◆ 맺으며

일본의 육상자위대는 상륙저지를 방위의 최우선으로 하여 이들의 전차들 역시 상륙저지를 위한 대상륙전에 최적화되어 있다. 시각에 따라서는 일본 육상자위대의 전차는 전차라기보다는 '자주해안포'로서의 성격이 더 강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자주해안포'로서의 일본 전차들의 특징들은 결코 일본의 전차를 업신여기기 위한 근거가 되어서는 안 되며 일본이 처한 환경을 이해하고 이러한 일본의 환경에 맞춰진 일본의 전차와 그들의 전차철학을 이해하기 위한 근거가 되어야 할 것이다.


맺은 후에

여러모로 많이 부족한 글이지만 끝까지 읽어 주신 데에 감사 드리며, 일본의 전차와 그들의 전차철학과 사상에 대한 이해와 그 동안 쌓여 온 일본전차에 대한 편견을 조금을 비워 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 밀리터리 리뷰 > - 원저작자의 동의 없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06-05-29 18: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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