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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안구와 89식 보병전투차, 그리고 BMP 3
apfsds-t 회원님 글

열며

재 일본 육상자위대의 주력보병전투차인 89식 보병전투차는 ‘주력’이라는 꼬리표와는 달리 조달의 애로로 배치수량이 세자리수를 넘지 못 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일본 장비들이 그렇듯 89식 역시 한국 매니아들 사이에서 좋은 조롱거리로 취급받곤 합니다.

특히나 89식의 취약한 측면방어력과 총안구 채택은 시대착오적인 조치로 여겨지는데 단순히 시대착오가 아닌 ‘왜?’라는 측면에서 89식 보병전투차의 총안구 채용과 기타 89식에 지적되는 문제점에 대해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묘한 닮은 꼴 89식과 BMP 3

러시아의 BMP3 보병전투차는 특유의 고화력과 기동력으로 주목받는 보병전투차로 일견 89식 보병전투차와의 공통점이 없어 보일 수도 있지만 총안구의 채용과 그 원인인 중량제한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더불어 둘 모두 취약한 측면방어력이라는 공통점을 가진다.

물론 중량의 제한을 가져온 원인은 서로 다르지만 중량제한에서 비롯된 측면 장갑에 대한 장갑재 적용의 희생, 총안구 채택이라는 공통분모를 찾아 볼 수 있다.


닮았지만 다른 이유



BMP 3 보병전투차는 기존의 구소련 전투차량들과 마찬가지로 지력 도하능력이 요구되었고 수상주행을 위해 자체부력만으로 부양이 가능한 임계중량 이하의 전투중량을 가져야만 했다.

이로 인해 제한된 중량 내에서 무장과 장갑방어력 모두를 만족시키기 어려웠고, 높은 피탄확률을 가진 전면 이외의 부위에 대한 장갑재 적용이 제한되었다. 결과적으로 30mm급 기관포에 대한 내탄성을 보장받은 전면과는 달리 측면은 소화기탄을 간신히 견뎌낼 정도였고, 측방으로의 공격에 취약해 질 수 밖에 없었다.

장갑재의 보강이 어려운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높은 기동성과 함께 측면 공격을 시도하는 적보병을 적극적으로 저지하는 방법이다. 기동성은 이미 확보된 상태이고, 측면공격에 대한 적극적인 저지 및 방어는 총안구와 총안구를 통한 탑승보병들의 사격이었다.(측면 공격을 시도하는 주체가 보병이 아닌 장갑화된 차량이라면 효과는 급감)



그에 반해 89식 보병전투차는 러시아와는 조금 다른 이유에서 전투중량이 제한되었다. 일본 육상자위대의 규모는 열도 전체에 대한 방어를 하기에는 부족했고, 해상자위대와 항공자위대가 우선적으로 적의 세력을 저지하고 이를 관통해 들어오는 상륙세력을 격퇴하는데 주안을 두고 있었다.

적은 병력과 장비로 열도의 긴 해안선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전개속도가 매우 중요한 요소였고, 자력 이동에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타 운송수단에 의한 전개를 강구하게 된다. 명확하게 틀이 잡혀 있는 건 아니지만 육상자위대의 주력장갑차는 함께 운용되는 주력전차의 절반 정도의 전투중량을 가져왔고, 89식 보병전투차 역시 함께 운용하게 될 90식 전차의 절반 정도의 전투중량을 가지게 되었다.

BMP3와는 조금 다른 이유에서였지만 89식 보병전투차 역시 전투중량의 제한을 가지고 있었다. VCC 80의 기본틀을 가지고 있었지만 구동계통과 화력, 세부설계 등은 일본이 손을 보았고 제한된 중량 조건 하에서 부족하게 된 측면 방어력의 만회는 BMP3와 유사한 방법으로 이뤄졌다.

시대착오적인 조치로 보일지 모르지만 차체의 측면에 대해 소화기탄의 내탄성 정도만을 확보할 수 있었던 일본 입장에서는 다른 방법, 총안구의 채용을 선택하게 된다.


첨언하여

89식 보병전투차의 탑재 대전차 유도탄인 79식 대전차 유도탄은 단일탄두와 저속의 유선유도 방식의 대전차 유도탄인 관계로 최신 전차에 대한 대응이 곤란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79식의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대주정·대전차 유도탄으로 1차 적으로 상륙정을 저지하고, 상륙에 성공한 차량을 저지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장갑관통력보다는 다용도라는 측면과 고중량의 탄두의 확보에 더 주안을 두고 있다.


맺으며

어찌보면 “총안구로 인해 측면방어력이 취약해 졌다.”와 “취약한 측면방어력을 만회하고자 총안구를 채용했다.” 사이에서 순서 바꾸기로 말장난을 하는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단순히 겉보기에 그러하다고 손쉽게 결론을 내리기 보다는 “왜?”라는 측면에서의 접근도 필요하리라는 생각으로 간단하게 몇 자 적어 봤습니다.

어떤 일이든 각각의 이유가 있고, 사정이 있는 법이고 그 ‘이유’와 ‘사정’에 대해 조금더 생각해 보는게 어떨까 합니다.

< 밀리터리 리뷰 > - 원저작자의 동의 없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06-11-17 07:4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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