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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대열전 (89) 육군55사단 기동대대
8박 9일간 400㎞ 행군…사단 창설 이후 첫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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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설명 ] 사단 창설 이후 처음으로 천리행군에 도전한 육군55사단 기동대대 장병들이 행군하고 있다.
고도로 훈련된 특전사 장병의 전유물로만 알려졌던 천리행군을 향토사단 장병이 처음으로 도전해 성공했다. 지난달 20일부터 28일까지 400㎞를 한 명의 낙오자도 없이 무사히 행군한 육군55사단 기동대대 장병들이 그 주인공이다.
대대 장병들의 천리행군은 사단 책임지역 내에 적이 어떤 형태로 도발하더라도 이를 조기에 격멸할 수 있는 최강의 전투력과 자신감을 배양하기 위해 사단 창설 이후 처음으로 시도된 것.
특히 사단의 책임지역은 수도권 방호의 핵심인 경기 동남부 지역의 매우 넓은 정면과 깊은 종심, 다양한 국가 중요시설이 산재해 있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런 특성에 더해 사단의 핵심전력기동대대 장병들은 상황발생시 신속하게 원점에 출동해 현장에서 완전작전으로 상황을 조기 종결해야 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이에 기동대대 장병들에게 전 작전지역을 직접 눈으로 보고, 발로 밟고, 현장에서 토의하고 체험하게 하기 위해 여러 위험부담에도 불구하고 이번 천리행군이 추진된 것이다. 이를 위해 대대는 1년 전부터 천리행군을 계획, 체계적으로 준비했다. 처음 시도하는 천리행군에 대비, 단계별로 부대운용과 연계해 각 기능이 통합된 천리행군 마스터플랜을 작성하고 지휘소연습(CPX), 행군로 및 숙영지 지형정찰, 체력단련, 연습 행군, 훈련물자 확보 등을 추진해 왔다.
장거리 지속행군 능력은 무엇보다 체력이 기본. 체력강화를 위해 1일 50km 거리를 무리 없이 행군 가능한 근력 강화, 30도 경사지를 쉼 없이 오를 수 있는 심폐지구력, 굳은살을 만들어 지속행군에 견디기 위한 발바닥 단련에 중점을 뒀다. 일일 체력단련 시간을 이용해 기본적 관절운동과 뜀걸음(3∼6km), 순환식 체력단련으로 기초체력을 향상시키고 주둔지 주변의 고지를 활용해 주2∼3회 급속행군을 실시했다. 또 발바닥 단련을 위해 마사토 단련장과 막사 이동로에 지압용 패드를 설치해 식당이동, 체력단련 시 군장을 착용하고 맨발로 걷는 훈련을 병행했다. 특히 실제 행군에 대비해 기존 완전군장보다 무겁게 군장을 메고 행군로와 유사한 코스를 선정해 대대통합 40∼60km 행군, 중대별 20km 급속행군 등 총 200km 이상 연습 행군을 실시했다. 이를 통해 체력이 강한 중대원을 확인, 일부 체력이 떨어지는 동료를 지원하도록 중대별 행군대형을 편성했다.
이와 함께 탈수에 대비한 이온음료 분말, 물집 발생을 대비한 발뒤꿈치 패드, 반창고 테이핑, 바셀린과 스타킹, 연화시킨 행군용 전투화, 군장 어깨 등받이용 압축 스펀지 패드 등 장거리 지속행군을 위한 다양한 준비작업도 병행했다.
더불어 병사들의 심리적 동요를 방지하고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고양시키기 위해 특전사·특공연대의 행군경험 자료를 수집하고 천리행군 유경험 간부를 초청, 강연을 실시해 경험담을 청취했다.
이를 통해 군장 착용요령, 휴식시간 활용방법, 근육통 및 물집발생 시 응급조치요령, 행군 시 걸음걸이법 등 행군에 꼭 필요한 노하우를 스스로 익힐 수 있도록 했다.
또 수차례 현장답사의 정찰결과를 데이터화해 전 장병에게 시뮬레이션처럼 느끼게 하는 교육을 실시했고 인터넷에 행군응원 게시판을 만들어 부모ㆍ가족ㆍ친구 등으로부터 응원과 격려의 글을 받아 준비단계와 행군 중에 전달해 장병들의 사기를 높였다.
이 외에도 행군에 참여하는 장병들이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작전지속지원팀을 숙영팀ㆍ급식팀ㆍ목욕지원팀으로 편성했다. 숙영팀은 행군에 참여한 장병들이 숙영지에서 휴식을 마친 후 출발하면 숙영지를 신속히 정리하고 다음 숙영지에 장병들이 도착하면 즉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텐트와 야외화장실 등을 완벽하게 준비했다. 일교차가 큰 날씨를 고려해 목욕 트레일러를 지원, 어느 숙영지에서든 따뜻한 물로 샤워할 수 있도록 했고 1일 단위 영양기준을 고려한 급식과 행군 중대 휴식 시간에 닭죽ㆍ소고기죽ㆍ국밥 등의 고단백 메뉴를 제공함으로써 체온유지와 함께 영양보충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행군 둘째 날에는 장병 부모님 40여 명이 직접 야간행군에 동참, 4km 구간을 같이 걸으며 장병들에게 힘과 용기를 줬고 가장 힘든 코스에서는 사단장을 비롯한 사단참모와 부사관단이 동참했다. 또 매일 구간별로 희망하는 사단 간부들이 참여해 동반행군을 하는 등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했다.
이렇게 400㎞를 오직 두 발로 걸어 부대로 복귀한 장병들을 사단 주요 직위자, 대대 간부가족들은 물론 부모·애인들이 군악대의 축하연주 속에 맞으며 천리행군 완주기념 메달을 직접 걸어주며 격려했다.
행군을 마치고 사단장에게 완주 복귀신고를 하는 장병들의 모습에서는 작전지역에 적이 어떠한 형태로 도발하더라도 조기에 격멸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쳐흘렀다.
양찬수 병장은 “행군시작 전 심리적 압박도 있었고 행군 중에 발바닥에 진물이 나고 극도의 육체적 고통도 있었지만 결국은 해냈다”며 “이런 결과는 대대원 모두가 사랑하는 가족들이 사는 대한민국을 지키는 군인이라는 사명감과 자긍심을 갖고 한마음으로 단결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인터뷰]대대장 김재관 중령-“자신감·인내심·팀워크 완성한 귀중한 경험”
“이번 천리행군을 통해 대대는 전·평시에 사단 책임지역에서 언제 어디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현장 특성에 부합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인내심, 그리고 팀워크 완성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게 됐습니다.”
김재관(중령·사진) 기동대대장은 이번 천리행군의 목표를 사단의 핵심전력인 기동대대 장병들의 작전지역 숙지, 전투력과 체력에 대한 자신감 배양, 전우애 함양을 통한 부대단결이라고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또 김 대대장은 “대대원 모두도 극한 상황에서 서로 격려하고 배려하는 모습 에서 뜨거운 전우애를 느꼈을 것”이라며 “어떠한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체득하고, 전우와 가족, 그리고 나라 사랑의 소중함도 함께 느낄 수 있었던 정말 귀중한 경험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김 대대장은 “앞으로도 최강 기동대대의 새로운 전통을 이어가며 전투임무 위주의 더욱 실전적이고 강도 높은 훈련으로 전투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 출처 : 국방일보 이석종, 2012. 10. 18 >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