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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대열전 (109) 육군기계화학교

창설 60년 - 전장 압도하는 정예 기동전사 육성

[ 사진설명 ] 기갑 및 기계화 고군반, 전차정비 초급반과 통합 훈련 중인 기계화 초급반 교육생들이 적 반땅크지탱점 극복을 위해 전차 사격지원 속에 하차전투에 임하고 있다. 부대제공

지난 14일 육군기계화학교 장갑차 기초조종술 교육장은 11일 갓 입교한 초군반 학생 장교들의 우렁찬 구호 소리로 가득 찼다. 교육시작 전 필수 코스인 구호제창이 끝나자 이인환(대위) 장갑차 조종술 교관의 기초조종술 강의가 이어졌다. “일반 차량의 조향 핸들은 270도 돌아가지만, 장갑차는 좌우 60도밖에 돌아가지 않습니다. 갑작스럽게 조작하면 일반 차량보다 훨씬 큰 각도로 움직여 위험합니다.” 학생 장교들은 한 마디라도 놓칠세라 교관의 강의에 집중했다.

올해 창설 60주년을 맞는 기계화학교는 요즘 영내에 활기가 넘친다. 봄이 와서가 아니다. 이달부터 올해 학교교육이 본격적으로 시작됐기 때문이다. 학교가 창설된 것은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3년 5월 15일. 한 대의 전차도 없이 6·25를 맞아 고전하며 기갑부대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낀 국군이 창설한 육군 기갑 학교가 모태였다. 이후 1995년 기계화학교로 개편되면서 미래 전장 환경 변화와 장차전 양상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전투력 창출의 산실로 확실히 자리매김하게 됐다.

2011년 최초로 담임교관제를 시행하는 등 학교교육의 변화를 선도해온 학교는 창설 60주년을 맞아 교육 혁신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선 ‘혼’과 ‘열정’이 넘치는 교육 기풍을 조성하고 확산시키기 위해 학교장과 교육여단 지휘관들이 주 3~4회 동참식 현장지도에 나서 교육현장을 체험하고 교육 장애 요인들을 제거하고 있다. 주기적인 세미나와 워크숍으로 교관토의를 활성화하는 것은 물론 반기에 한 번이던 우수교관 선발을 분기 단위로 바꿔 교관들의 근무의욕을 북돋우고 있다.

효과 중심의 학교교육 개선은 교육 혁신의 하이라이트. 전 과정에 ‘러닝&티칭(Learning&Teaching) 기법’을 확대 적용해 교육생들이 주도적으로 교육에 참여할 수 있게 했다. 교육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은 집요하다 싶을 정도로 치밀하다.

담임교관이 상황구성과 생산적 토의를 유도하는 촉진자 역할만 하고 교육은 교육생의 발표와 토의로 진행한다. 일부 교육생만 토의에 참여하는 것을 막기 위해 소조 단위 평가를 실시해 소조 전체가 다 토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선배로부터 받은 ‘중요 자료’만 달달 외우던 예전 방식은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 정규평가를 없애는 대신 수시로 구술평가를 시행하기 때문이다. 고군반 황찬연(27) 대위(진)는 “발표와 토의로 교육이 진행되는 만큼 밤늦게까지 토의하고 수업을 준비하는 것이 일상화됐다”고 소개했다.

고군반·초군반 과정은 실 지형에서의 전술과제 실습을 확대했다. 평가유형도 ‘진위형·단답형·선택형’ 등 단순지식을 요구하던 기존 구성에서 사고력이 필요한 ‘상황인식 기술형, 구술형’으로 변경했다. 상황판단-결심-대응의 논리적 사고능력을 집중 숙달시키기 위해 강의시간을 축소하는 대신 행동화 숙달시간을 확대했다. 또 전술과제 토의, 상황조치, 구술평가 중 ‘상황 받아쓰기 기법’을 적용해 정확하게 상황을 인식해 판단하고 결심하는 능력을 갖추도록 했다.

제병협동교육 강화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고군반 과정에서 제병협동 교육시간을 늘리고 교육 내용도 기존 병과 소개 위주에서 전술상황 아래서 병과 역할과 상호지원 소요에 대한 내용으로 개선했다. 학교에 있는 전차다목적 전술훈련기(TMPS), 중대급 제병협동모의훈련체계(CSKA) 등 과학화 장비도 적극 활용해 제병협동능력을 강화시키고 있다.

지난 1월 실시된 중대조 야외전술종합훈련은 제병협동교육 강화의 대표적인 예로 꼽을 수 있다. 당시 학교는 기갑·기계화 고군반, 기계화 초급반, 전차정비 초급반 등 3개 과정을 통합해 각 교육생에게 중·소대장과 분대장·분대원, 중대 정비반 역할을 나눠 부여했다. 이를 통해 실지형에서 야전 중대급과 최대한 유사한 조직으로 훈련함으로써 교육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김보선(준장·육사 39기) 교육여단장은 “혼과 열정이 넘치는 교육 기풍을 조성한 가운데 매일 아침 웃음 체조와 전투구호, 군가 제창으로 병과 정신과 학교에 대한 자긍심·애대심을 함양하고 효과 중심의 일하는 문화를 조성하고 있다”면서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병영에서 정예 기갑·기계화 기동화 전사 육성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 육군기계화학교장 나상웅 소장-“敵은 내 의도대로 안 와 창의력 개발 교육으로 ‘야전 전투원’ 양성 열정”

“학교장 취임 후 ‘학교교육과 병과 발전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수없이 고민했습니다.”

나상웅(소장·3사16기) 육군기계화학교장은 하루에 한 번 이상 교육현장을 찾는다. 학교교육 혁신방안에 대한 고민 끝에 ‘답은 현장에 있다’고 결론 내렸기 때문이다. 전차 안에 직접 들어가 교육 상황을 점검하는 학교장의 모습에 처음에는 긴장하던 교관·교육생들도 이젠 일상으로 받아들인다며 미소 지었다. 이렇듯 나 학교장은 현장에서 ‘정예 기갑 및 기계화 기동전사 육성’을 위해 효과 중심의 학교교육과 전력·교리 발전, 기본과 원칙에 기초한 교육 전념 여건 조성의 벽돌을 튼튼히 쌓아가고 있다.

“효과 중심의 학교교육 구현을 위해 ‘혼과 열정’이 넘치는 학교교육 기풍을 조성·확산하는 한편 학생 스스로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추는 학생 중심의 참여형 교육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또 야전의 요구를 충족하는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교육을 이룰 수 있도록 교육 내용과 방법을 개선하고 제병협동교육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교육’에서 나 학교장은 누구보다 앞선 감각을 자랑한다. 육군20사단장직을 마친 직후 부임했기 때문이다.

“적은 우리가 의도한 대로 오는 것이 아닙니다. 야전 지휘관을 해 보니 ‘사고력’과 ‘창의력’을 갖춘 전투전문가가 꼭 필요하더군요. 이런 경험을 거울삼아 사고력·창의력 개발을 통해 상황판단-결심-대응의 상황관리 능력을 강화하는 데 교육의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존중하고 배려하는 선진 병영문화 속에 효과 중심의 일하는 문화를 정착시켜 웃음꽃 피우는 학교 만들기에도 심혈을 기울이는 나 학교장은 기갑·기계화부대 전투력 창출의 메카인 학교의 60년 역사를 이어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교육생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깨치도록 독려해 야전이 요구하는 최고의 전투원을 배출하는 데 학교 구성원 모두가 혼과 열정을 다할 것입니다.”

< 출처 : 국방일보 김가영, 2013. 3. 21 >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