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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대열전 (131) 육군27사단 수색대대

정예수색교육·전문 유격훈련 통해 최정예 전사 거듭나

[ 사진설명 ] 정예수색교육과 전문 유격훈련을 통해 최정예 전사로 거듭난 육군27사단 수색대대 장병들이 수색·정찰훈련을 하고 있다. 부대제공

지금 대한민국 육군에서 가장 ‘핫’한 부대를 꼽으라면 망설임 없이 육군27사단 수색대대를 꼽겠다. 군 안팎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MBC TV ‘일밤-진짜 사나이’에 전 장병이 출연해 진정한 ‘정예부대’가 무엇인지 국민에게 확실히 각인시켰기 때문이다. 어느 사단이나 수색대대는 사단을 대표하는 정예부대지만 그중에서 왜 27사단 수색대대가 더욱 특별한지, 그 이유를 찾기 위해 부대를 찾았다.

“우리는 하나다, 하나다, 하나다, 야!”

27사단 수색대대원들이 지난달 5일부터 30일까지 총 4주 동안 실시된 ‘전문 유격훈련’ 기간에 한마음으로 외친 구호다. 전문 유격훈련이 무엇인가. 1953년 이후 계속된 유격훈련이 기계적인 훈련, 막연히 힘들기만 한 훈련으로 정체된 모습을 보이자 육군이 전시 즉각 활용할 수 있는 사항을 훈련하기 위해 새롭게 만든 유격훈련이다.

예를 들어 기존 유격에는 ‘두 줄 타기’ ‘세 줄 타기’ 훈련이 있었지만, 전문 유격에는 없다. 전시에 몇 줄씩 설치할 여유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대신 외줄타기는 살렸다. 방탄헬멧에 유격복만 착용하던 복장도 실전성을 살려 완전군장이나 단독군장으로 바꿨다.

유격훈련의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해 만들어진 이 훈련의 시범부대로 1야전군 예하에서는 유일하게 27사단 수색대대가 선발됐다. 4주간의 기간 동안 대대원들은 기초·산악장애물 극복 능력은 물론 야전에서 식수·식량을 구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했다. 또 침투, 습격, 도피·탈출 등 중대단위 유격전 수행 능력도 키웠다. 권순성(21) 병장은 “적지에서 어떻게 물이나 식량을 구할지 배운 것이 유용했다”면서 “훈련이 길고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훈련을 통해 소대원 간의 유대감이 커졌고, 언제든 싸워 이길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자신감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이런 전문 유격훈련 시범부대나 TV 출연부대 선정은 물론 1야전군 지역에서 이뤄지는 각종 작전에도 부대는 조커처럼 끊임없이 차출된다. 그 이유에 대해 박종선(중령) 대대장은 “융통성이 많은 정예부대인데다 수색대대 본연의 모습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부대라 그런 것 같다”는 답을 내놨다. 예비사단인 27사단은 작전 일정이 있는 전방 사단과 달리 1년 12달 교육훈련이 이어진다. 그만큼 훈련을 ‘많이’ ‘힘들게’ 하는 부대라는 점을 간접적으로 얘기한 것이다.

의무·운전·취사병까지 열외없이 ‘진짜사나이’로공중파 TV 인기 프로에 전 장병 출연 국민에게 각인

부대 훈련이 얼마나 힘든지는 악명 높은(?) ‘정예수색교육’에서도 잘 알 수 있다. 무박 4일간의 야간 산악행군, 특공종합훈련, 기초체력훈련을 포함해 8박 9일 동안 이뤄지는 훈련은 철저히 희망자에 한해 이뤄지는 것이 특징이다. 수색대대원이 되고 싶어 지원했다가 정예수색교육 과정에서 탈락하는 인원이 한 기수당 10~20%에 달한다. 굳이 기준을 낮춰 가며 많은 인원을 끌고 가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수색대대원이라면 의무·운전·취사병이라도 받아야 한다. 유종은(소령) 작전과장은 “훈련이 힘들지만, 남들과 다르게 군 복무기간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으로 자원한 병사들이어서 훈련에 적극적일 뿐만 아니라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하다”고 설명했다.

강한 훈련과 자부심이 화학적 결합을 이뤄내 누구보다 강한 공동체로 자리매김한 부대, 그곳이 바로 27사단 수색대대가 아닐까 싶다.

[인터뷰] 수색대대장 박종선 중령-“살아있는 장병들의 눈빛 敵이 벌벌떠는 부대 육성”

“많은 선배님이 빛나는 전통을 쌓아 오신 부대에서 훌륭한 장병들과 함께 근무하게 돼 감사하다는 생각밖에 안 듭니다.”

육군27사단 박종선(중령·육사50기) 수색대대장은 인터뷰 동안 ‘감사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그만큼 대대에 대한 자부심이 높다는 방증이리라. 하지만, 자부심만으로 부대를 이끌 수는 없는 법. 취임 이후 박 중령은 ‘육군 최정예 부대’라는 명성에 걸맞게 ‘지금 이대로 싸울 수 있는 부대’를 만들기 위해 장병들을 담금질해 왔다.

“우리 대대는 유사시 적지에서 작전하는 특수부대입니다. 적을 벌벌 떨게 하는 부대, 장병들의 눈빛이 살아 있는 부대가 되게 하기 위해 싸우는 방법대로 훈련해 왔습니다. 야외훈련을 많이 해 간부들이 1년의 절반 정도만 집에 들어갈 정도죠. 감사한 것은 힘든 훈련 속에서도 다들 불평 없이 최선을 다한다는 겁니다.”

훈련이 많은 만큼 훈련 후에는 맘 편히 쉴 수 있는 환경 조성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수색대대가 원래 군기가 세기로 유명하지만, 생활관에서만큼은 내 집처럼 편히 생활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육군이 동기생활관을 운영한 것도 큰 힘이 됐습니다.”

박 중령의 목표는 간단하지만 분명했다.

“지금도 잘 하고 있는 장병들에게 뭘 더 바라겠습니까. 지금까지 해 왔듯이 최정예 부대의 면모를 살려 대한민국 최고의 수색대대가 되도록 할 겁니다. 또 병사들이 다치지 않고 입대할 때 모습 그대로 귀가해 자신의 꿈과 비전을 실현하는 것을 돕고 싶습니다.” ▲ 진짜사나이, 그 후…

[ 사진설명 ] ‘진짜 사나이’ 촬영을 마치고 출연진과 함께한 수색대대원들. 부대제공

육군27사단 수색대대원들은 바쁜 일정 속에서 방송을 위해 부대 정비와 촬영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야 했지만 고생한 만큼 잊지 못할 ‘추억’도 챙겼다. 마지막 촬영에서 걸그룹 ‘씨스타’가 부대를 깜짝 방문, 모든 장병이 열광의 도가니에 빠져들었고 유명세를 탄 장병도 많았기 때문이다.

출연진과 무박 훈련을 받았던 장아론 소위는 한동안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를 정도로 완전히 ‘떴다’. 전역한 김동영·정세교 예비역 병장과 정예수색교육을 1등으로 수료한 권순성 병장, 생활관 막내로 귀여움을 독차지했던 김형근 이병, 근육질 몸매를 선보였던 정철우 중위 등도 화제가 됐다. 덕분에 이들은 연락이 뜸했던 여자친구의 연락을 받거나 페이스북에 낯선 사람이 ‘팬’이라며 글을 남기는 등 기분 좋은 후폭풍을 겪고 있다.

김민창(중위) 대대 정훈장교는 “이전 부대들은 장비가 크고 좋았던 곳이라 뭘 보여줄 수 있을까 다들 고민했다”며 “결국 ‘우리에겐 사람밖에 없다’는 생각으로 인물에 포커스를 맞춘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 출처 : 국방일보 김가영, 2013. 9. 16 >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