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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대열전 (136) 육군3공병여단
정예 산악공병 양성
[ 사진설명 ] 육군3공병여단 장병들이 간편조립교(MGB) 설치훈련을 하고 있다.
‘‘인제’ 가면 언제 오나, ‘원통’ 해서 못살겠네.’ 지금이야 고속도로가 시원스레 뚫려 옛말이 됐지만, 예전에 군 생활했던 남자라면 한 번쯤 들어봤음 직한 말이다. 그만큼 인제·원통 지역 지형이 험준하다는 얘기. 실제로 이 지역은 해발 400~1600ｍ 산들로 둘러싸여 있다. 따라서 이 지역 전투의 성공은 험준한 지형을 얼마나 신속하게 극복할 수 있느냐에 달렸을 터. 그만큼 공병의 작전 지원 능력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런 환경 속에서도 ‘전장의 맨 앞과 뒤는 우리가 책임진다’는 각오로 노력하는 부대가 있다. 정예 산악 공병으로 거듭나고 있는 육군3공병여단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18일 강원도 인제 인근 고지에서는 3공병 장병들의 소부대 단위 지뢰지대 극복훈련이 한창이었다. 맨몸으로도 오르기 어려운 경사 35도의 험준한 산 중턱에서 3분 이내에 지뢰탐지기를 조립하고 20분 이내에 지뢰 10발을 찾아 제거해야 하는 훈련. 미세한 소리도 놓치지 않기 위해 헤드셋을 귀 가까이 댄 장병의 얼굴에 긴장감이 느껴졌다. 탐지 속도 0.5ｍ/s, 탐지 간격 20㎝에 불과한 탐지장비로 가파르고 수풀까지 우거진 산속에서 진행하는 지뢰 탐지는 신중하면서도 신속하게 진행해야 제한된 시간 안에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3공병 예하 각 소대는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소부대 전투경연대회 준비에 한창이다. 정예 산악 공병 육성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창끝 전투력이라고 보고 3공병이 전 소부대를 대상으로 명령하달, 지뢰지대 통로 개척, 폭파장애물 설치, 철조망 설치, 공격단정 운용 등을 겨루는 대회를 실시하기 때문이다. 예선을 거치지 않고 전 소부대가 출전하는 만큼 일등부터 꼴찌까지 순위가 정해지는데다 휴가증·격려금·표창 등 푸짐한 포상까지 있어 모든 소부대가 전력을 다해 전투력을 담금질하고 있다.
111대대 2중대 마기열(소위) 3소대장은 “전투력이 고스란히 드러나 소대장으로서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지만 대회는 과정일 뿐 최종 목표는 전투력 향상이라는 생각으로 팀워크를 중시하며 전투기술을 숙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창끝 전투력을 벼리기 위한 노력은 이뿐만이 아니다. 3공병은 지난 6월 건제를 유지한 가운데 무박 60시간 연속 주·야 교량전술훈련을 실시했다. 극한의 상황 속에서 체력적 한계와 공포심 극복을 통한 임무수행 능력을 배양하기 위함이었다. 이와 함께 공병 전력화 장비인 전투장갑도저, 다목적 굴착기, 미클릭 집체교육을 통해 정비 능력을 갖추고 장비조작 능력을 향상하는 데도 소홀하지 않고 있다. 이를 위해 언제 어디서든 투입되는 즉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예하부대 장병 개개인을 대상으로 반기 1회씩 전력화 장비 집체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더불어 비무장지대(DMZ)에 적 관측을 저해하는 수목을 제거하는 것이 공병의 역할인 만큼 반기별로 1개 대대씩 투입해 DMZ 지뢰제거 작전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공병교육대’ 운용도 빼놓을 수 없는 3공병의 임무다. 공병교육대는 지난 7월부터 군단 예하 전 사단에서 공병 주특기를 받은 신병들을 통합, 후반기 교육을 하고 있다. 그동안 여건이 갖춰지지 못해 공병 주특기를 받은 신병 일부는 공병학교에서 후반기 교육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던 만큼 공병교육대 운영은 야전부대들의 큰 환영을 받고 있다.
이태훈(대위) 교육장교는 “공병교육대가 인접 군단의 공병주특기 훈련까지 교육하면서 명실공히 정예 전투공병 양성의 요람이 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국민과 함께하는 부대상 구현을 위한 노력도 계속하고 있다. 지역주민 식수전용 저수지 건설을 위해 지뢰 탐색 및 제거 활동을 실시한 것이 대표적인 경우. 국방부와 양구군은 관·군 협력사업으로 오는 2016년까지 양구군 비아리 일대에 260톤 담수 능력을 갖춘 댐 건설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댐 건설 지역이 민간통제선 이북 미확인 지뢰지대인 만큼 댐 건설에 앞서 지뢰제거 작전이 필수적이었던 것. 이에 여단은 8월 중순부터 10월 초까지 매일 100여 명의 장병과 중장비를 투입해 댐 수몰 예상지역 3만9000㎡를 대상으로 안전한 통로 확보를 위한 작전을 실시했다.
김종렬(중령) 정작참모는 “전 장병이 한순간의 실수가 인명사고로 연결될 수 있다는 극도의 긴장감 속에서 지뢰 수색작업에 만반의 노력을 기울인 결과 성공적으로 작전을 완수했다”고 말했다.
[인터뷰] 김영동 대령·육군3공병여단장 - “‘토마토’ 같은 간부들과 싸워 이기는 부대 육성”
“보병과 달리 공병부대는 소대 중심 팀 단위로 임무를 수행합니다. 소대급 위주 교육훈련을 강조하고 소부대 전투경연대회를 개최하는 것도 이 때문이죠.”
김영동(대령) 육군3공병여단장은 팀 중심의 소부대 전투기술과 소대장 역할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내 소대를 전 군에서 가장 강한 소대로 만드는 소대장, 상관에게 인정받고 소대원들이 목숨까지 내놓고 충성하도록 만드는 소대장이 되도록 소대장들에게 주문합니다.”
이를 위한 환경 조성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부대 인근 고지가 대부분 1000ｍ 이상입니다. 산악지형이라 훈련장 조성이 힘들지요. 이 때문에 부대 통폐합으로 발생하는 유휴시설을 활용해 10개 정도의 훈련장을 개발했습니다.”
하지만, 부대 주요 임무 중 하나인 지뢰제거작전은 철저히 준비해도 늘 가슴 졸이게 되는 임무다.
“일반 부대는 교육훈련에 최소한의 안전이 보장되지만, 지뢰제거는 그렇지 않습니다. 실제 투입되는 장병이든, 지휘관이든 긴장하게 마련이지요. 후반기 지뢰제거작전을 시작하면서 한동안 쉬던 108배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스스로 안정을 찾아야 부하들에게 자신감을 줄 수 있겠다 생각해서죠.”
항상 긍정적인 사고를 갖고 부대원들을 식구처럼 생각하며 ‘총성’ ‘군가’ ‘구호’의 ‘3성’이 넘치는 부대가 되길 독려한다는 그는 바람직한 간부상으로 ‘토마토’를 제시했다.
“수박·사과와 달리 토마토(TOMATO)는 겉과 속이 모두 빨갛습니다. 언행일치지요. 또 영어 단어를 풀어보면 신뢰(Trust)·열린 마음(Open Mind)·매너(Manner)·활기(Activity)·시간관념(Time)을 갖고 복종(Obey)하는 간부를 말합니다. 토마토 같은 간부들과 한마음 한뜻이 돼서 지금 당장 임무가 부여돼도 싸워 이길 수 있는 부대를 만들 겁니다.”
< 출처 : 국방일보 김가영, 2013. 10. 21 >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