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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대열전 (114) 해군2함대사령부 22전대

포술 전담반·포술 부대학교 개선으로 함정 사격능력 향상 효과

[ 사진설명 ] 해군2함대사령부 22전대 소속 신성함이 표적을 향해 유도탄을 발사하고 있다. 신성함은 이 사격에서 단 한 발의 유도탄으로 목표물을 격침시키는 ‘원샷 원킬’의 성과를 거뒀다. 2함대 제공

해군2함대사령부 22전대 장병들은 더이상 ‘출동’(出動)이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 대신 ‘출전’(出戰)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훈련을 위해 출항할 때도 ‘출동신고’ 대신 ‘출전신고’를 한다. 비록 한 글자 차이지만 목숨을 걸고 전장에 나간다는 의미의 단어 ‘출전’이 주는 어감의 차이는 엄청날 수밖에 없다. 전투에 임하듯 비장한 각오로 임무를 대하는 장병들의 마음가짐이 이런 단어 선택 하나에도 잘 드러나는 것이다.

이처럼 준열한 마음가짐을 갖는 원동력은 22전대가 어떤 부대인가에서 찾을 수 있다. 우선 임무가 막중하다. 1985년 12월 6일 창설된 22전대는 국가 안보와 수도권 방위의 전략적 요충지인 수도권 서측 해역과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을 수호하는 해군2함대사령부의 전투전대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22전대는 3년 전 피격된 천안함이 소속됐던 부대이기도 하다. 장병들이 최근 수사적 도발을 일삼는 적에 맞서 싸우기 위해 대한민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전투의지를 불태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장병들은 오늘도 ‘싸우면 반드시 박살낸다’는 구호와 함께 하루를 시작한다. 천안함 사건 이후 전우들의 희생을 되갚겠다는 복수심과 도발해 오는 적을 결코 살려 돌려보내지 않겠다는 각오가 이 구호 안에 실려 있다.

강한 군대가 구호만으로 완성될 수는 없는 법. 실제로 전대 장병들은 천안함 피격 사건 이후 훨씬 높은 강도의 해상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모르는 적 잠수함에 대응하기 위해 탐색·격멸·색출 훈련을 반복하고 있다. 적 경비정과의 교전이 발발했을 때를 가정해 실전적 사격훈련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특히 사격할 때마다 데이터를 분석하고 함장 주관으로 포술 관련 세미나를 실시하는 등 모든 사격에 필살의 의지를 담아내고 있다.

함정의 사격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포술 전담반’과 ‘포술 부대학교’도 개선, 발전시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2함대 전비전대·군수전대에서 사격 관련 베테랑들이 모인 포술 전담반은 이전까지 작전사령부 사격대회에 대비하기 위해 존재했던 팀이었다. 하지만 올 초부터 사격대회뿐만 아니라 각 함정의 포술 능력을 향상시키는 팀으로 기능이 확장됐다. 월 단위로 각 함정의 사격을 분석, 잘못된 점을 파악하고 개선사항을 뽑아 함정의 포술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지원팀이 된 것이다. 본격적으로 운영된 지 넉 달 정도밖에 안 됐지만 지난해보다 사격 명중률이 15% 정도 향상될 정도로 실질적인 효과를 올리고 있다고.

강의실에 장병들을 불러모아 차트를 보여주며 사격법을 가르치던 포술 부대학교 역시 교육방식을 완전히 바꿨다. 강의 듣는 장병들이 운용하는 함정에 가서 실제 장비를 보며 교관의 사격 노하우를 전수,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교육이 되도록 한 것이다. 이런 노력의 결과 유도탄 실사격에서 표적을 단 한 발에 격침시키는 ‘원샷 원킬’(one shot, one kill)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 외에도 24시간 적의 우발적인 도발에 대비해 당직자별 임무를 세부적으로 명시하는 등 오직 적함 격침을 염두에 둔 출동임무를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전대 각 함정은 적 잠수함 도발을 조기에 포착할 수 있는 장비와 적 공격을 무산시키고 효과적으로 격파할 수 있는 무기체계까지 갖추고 있다.

전투부대가 전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함대 차원의 지원도 파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함대사령관 주관으로 복지TF를 구성, 제한된 여건 속에서도 함정이 임무 수행 후 편히 쉴 수 있는 환경을 최대한 조성하는 데 만전을 기하고 있다.

정찬혁(소령·해사 49기) 선임참모는 “우리 전대는 언제라도 적과 싸워 이길 수 있는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며 “만약 또다시 적이 도발하면 적함에 피해를 주는 정도가 아니라 반드시 그 자리에서 수장시키고 도발 원점은 물론 지원세력까지도 강력하게 응징해 다시는 도발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게 한다는 각오로 매 순간 임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인터뷰] 22전대장 김홍석 대령 - “적 도발땐 용서치않겠다 최고도의 전비태세 유지”

“적이 도발하면 절대 살려보내지 않고 반드시 수장시킨다는 각오로 최고도의 전비태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해군2함대사령부 김홍석(대령·해사 42기) 22전대장의 말 속에는 단호하고 날카로운 전의(戰意)가 가득했다. 부드러운 첫인상과는 딴판이었다. 6·25전쟁 이후 수차례 실전이 벌어진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지킨다는 임무의 막중함과 천안함이 소속됐던 부대라는 배경이 그 이유였다.

“천안함을 생각하면 마음 한구석이 찡합니다. 같은 전장 환경을 누볐던 전우로서 가슴이 아프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적 도발에 대한 마음가짐부터 훈련을 통한 최고도의 전비태세 완성까지 각급 지휘관들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훈련의 강도를 최대치로 높인 가운데 김 전대장이 특별히 강조하는 사항은 의외로 ‘안전과 휴식’이었다.

“훈련은 늘 실전적으로 하지만 안전적인 측면도 강조합니다. 서해에 중국 어선ㆍ어망 등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가 많기 때문이죠. 또 각 오퍼레이터(조작사)들이 자신의 임무에서 역량을 100% 발휘할 수 있도록 정신교육을 하되 휴식 시간에는 최대한 편히 쉴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장비를 운용하다 보니 피로가 엄청나게 쌓입니다. 편히 쉬어야 전투력을 유지할 수 있는 만큼 전투력 복원을 위해 휴식을 강조하고 있지요.”

전비태세 유지하랴, 전대 포술 능력 향상시키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전대가 임무수행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함대 차원에서 조성해 줘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고 김 전대장은 털어놓으며 다시 한 번 전의를 다졌다.

“복지여건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 장비 고장 같은 경우도 예전과 달리 적 도발에 대비해 즉시 수리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적극 지원해 주셔서 한결 부담을 덜었습니다. 이런 지원에 힘입어 우리 함장·고속정장들이 적과 맞서 싸울 시점이 오면 부하들을 살리면서 적은 수장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 출처 : 국방일보 김가영, 2013. 4. 25 >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