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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대열전 (116) 한빛부대

남수단 주둔지 안정화

[ 사진설명 ] 남수단 보르캠프위 한빛부대 주둔지 전경. 부대제공

대지마저 녹여 버릴 듯 이글거리는 아프리카의 태양에 정오 무렵이면 막사 밖 온도계의 수은주가 섭씨 50도에 육박하는 곳, 남수단. 남수단 재건지원의 막중한 임무를 띠고 이곳에 파병된 남수단 재건지원단(이하 한빛부대) 1진이 이달 초 전개 한 달을 맞았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오는 7월 본격적인 임무 돌입을 위해 주둔지 안정화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한빛부대의 모습을 조명한다.

황량한 황무지 완벽 주둔지로 환골탈태

한빛부대 본대가 현지에 도착한 것은 지난 4월 2일. 3월 1일 전개한 선발대에 이어 본대까지 최종 전개한 후 유엔남수단임무단(UNMISS: United Nations Mission in South Sudan)의 일원으로 임무수행 중이다.

애초 주둔지는 물도 스며들지 않는 진흙 성질의 황량한 땅 위에 나무와 풀이 듬성듬성 나 있는 황무지였다. 하지만 불과 1개월 후 부대 주둔지의 완벽한 모습으로환골탈태(換骨奪胎), 현지인과 유엔군이 ‘원더풀’을 외치고 있다.

부대는 그동안 장병들이 생활할 61동의 임시 숙영지를 건설했다. 또 수도·전기시설과 배수로를 설치하고 4만9625㎡ 넓이의 주둔지를 복토했다. 부족한 생활용수는 나일강 물을 가져온 후 정수해 쓰는데 찌는듯한 더위와 열악한 도로사정으로 매일 실시하는 ‘나일강 급수작전’ 역시 하루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살인적인 더위, 우기에 몰아치는 폭풍우에 맞서며 적극적으로 진행한 안정화 작업은 다디단 열매로 돌아왔다. 공병장비, 주둔지 시설, 군수품 등 분야별 임무수행 준비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진행된 유엔 검열 결과 즉각 임무수행이 가능한 최고 수준의 부대라는 찬사를 받은 것이다.

보수·건설 주임무…7월부터 본격 돌입

지난달 22일에는 UNMISS로부터 긴급 구조 임무를 부여받고 배수로에 빠진 대형 민간 유조차량을 즉시 구조해 남수단 국민으로부터 열렬한 환호와 박수를 받기도 했다. 덕분에 본격적인 임무수행에 들어가기도 전에 부대가 주둔한 종글레이주 주민의 기대와 관심도 커지고 있다. 쿠올 만양 주크 종글레이주지사는 “한국 공병이 도로를 건설하는 등 지역 개발을 통해 사람을 연결시키고 평화를 정착시킬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부대는 이달 말까지 재건지원 및 민군작전 준비를 완료한 후 오는 7월부터 본격적으로 UNMISS가 부여한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보르공항 활주로 보수와 격납고 앞 광장 건설, 보르시 도로 건설 및 주 보급로 보수, 기타 지역 공항 활주로 보수와 건설이 부대의 주 임무. 이 외에도 남수단 국민을 위한 인도주의적 활동과 의료지원 임무도 수행한다.

박원선(소령·진) 작전장교는 “예상했던 것보다 열악한 환경이지만 서로 의지하며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하는 한빛부대가 자랑스럽다”며 “1진으로서 보람과 책임의식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만큼 파병부대 임무 패턴에 어울리는 속담은 없다. 주둔지 안정화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쳤다는 것은 파병부대가 완벽한 임무수행으로 가는 긴 여정의 절반쯤 간 것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안정된 주둔지를 기반으로 끊임없이 진화·발전하고 있는 한빛부대의 향후 발걸음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빛부대는?

한빛부대는 국군의 평화유지활동(PKO)이 꼭 20주년을 맞는 올 1월 7일 새롭게 창설된 해외파병부대다. 부대가 파병된 남수단은 아프리카 북동부에 있는 국가로 1956년 영국 식민지에서 벗어난 후 50여 년간 내전으로 고통받다 2011년 7월 수단에서 분리 독립한 국가. 오랜 내전으로 국토가 황폐화돼 외부 도움이 절실한 상황에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2011년 7월 26일 한국군의 파병을 요청했다. 이듬해 9월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군부대의 국제연합 남수단 임무단 파견 동의안’이 최종 통과되면서 공병부대를 중심으로 의무·수송·통신 그리고 경비대 등 280여 명 규모의 한빛부대가 정식 창설됐다.

[인터뷰]한빛부대장 고동준 대령 - “모든 장병 지난 한 달 동안 각자 위치에서 최선 다했다”

“남수단 전개 한 달 만에 임무수행에 필요한 준비를 모두 마쳤습니다. 이제는 7월부터 본격적인 남수단 재건지원 임무에 돌입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고동준(대령·육사45기·사진) 한빛부대장은 ‘생존이 곧 작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열악한 주둔 환경을 소개하는 것으로 운을 뗐다.

“아프리카의 뜨거운 열기에 온몸에서 끊임없이 땀방울이 흘러내립니다. 흐르는 땀마저 돌아서면 말라버린다고 할 정도죠. 전개 초기에 대부분 인원이 하루에 7~8리터의 물을 마셔도 땀이 워낙 많이 나는 바람에 화장실에 안 가도 될 정도로 혹독한 적응기간을 보냈지요. 역시 아프리카의 더위가 장난이 아니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고 대령은 한국군 특유의 성실함과 근성으로 열악한 환경을 이겨냈다고 덧붙였다.

“24시간 들려오는 발전기 소리, 부대 곳곳을 누비는 중장비의 육중한 엔진음과 규칙적인 망치질 소리는 일과가 됐죠. 한국군에 대한 주민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모든 장병이 지난 한 달 동안 각자 위치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했습니다.”

고 대령은 장병들의 사기를 높이고 파병 장병들을 걱정하는 가족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활동도 소홀하지 않고 있다.

“파병부대 다음(Daum) 카페 ‘파병장병을 사랑하는 사람들’(http://cafe.daum.net/jcspao)을 적극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루 단위로 부대의 현지 활동상을 사진으로 보여주면서 가족들의 편지를 장병들에게 전해주기도 하지요. 이처럼 주둔지 시설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 안정된 환경을 바탕으로 임무 완수에 매진해 남수단에 희망을 주고 대한민국의 국위를 선양하겠습니다.”

< 출처 : 국방일보 김가영, 2013. 5. 16 >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