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litary Review - (주)아이엠알코리아　　　　　　　　　　　　　　　　　　　　　　　　　　　　　　　　　　　　　　　　　　　　　　　　　　　

부대열전 (195) 공군91공병대대

공군 유일의 공병대대

[ 사진설명 ] 공군91공병대대 공병중대 장병들이 5공중기동비행단 활주로에서 특수차량을 이용해 고무자국 제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5공중기동비행단 제공

공군에서 오직 하나밖에 없다. 공군91공병대대 얘기다. 육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공병부대가 어떻게 공군에는 91대대 하나밖에 없을까. 그건 공병의 개념이 육군과 다소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공군에는 비행부대마다 기지 건설·유지를 담당하는 시설대대가 있다. 이와 달리 공병대대는 기동 지원, 대(對)기동 지원, 생존 지원, 일반공병 지원, 지형정보 지원 등 ‘전투공병’과 유사한 임무를 수행한다. 공군 공병분야의 전문화·특성화된 91공병대대 예하 중대들 역시 공군에서 하나밖에 없는 부대들이다. 유일무이한 만큼 자부심도 남다른 예하 중대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 공병중대

공군의 핵심은 항공작전. 이를 지원하는 부대인 만큼 육군 공병중대와는 임무가 완전히 다르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비행포장면 보완작업’이라 할 수 있겠다.

항공기가 이착륙하면 활주로에 검은 고무타이어 자국이 남는데 이를 제거하지 않으면 항공기 제동능력이 떨어져 사고 위험이 커진다. 타이어 자국을 제거하는 것이 중대의 주요 임무. 활주로에 페인트로 그려진 각종 표지선이 좀 더 선명하게 보이도록 재도장하거나 표지선을 반복해 도장하면서 두꺼워진 페인트를 제거하는 작업도 한다. 페인트가 일정 두께 이상 되면 돌처럼 딱딱해져 도장면에서 떨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 조각이 항공기 엔진으로 빨려 들어가 엔진을 훼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해 보이지만 페인트칠이나 제거는 만만찮은 작업이다. 항공작전을 위해 항공기가 뜨고 내리는 시간을 피해 비행이 없는 휴일이나 야간에, 그것도 공군 유일의 부대인 만큼 전국 비행기지를 직접 찾아가 임무를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결점 없이 유지돼야 할 활주로에서 작업을 진행하는 만큼 특수장비가 필요하고 작업자의 숙련도와 세심함도 작업의 성패를 좌우한다.

독특한 작업을 수행하는 만큼 중대에는 국내 유일의 장비도 수두룩하다. 국내 유일의 누적페인트 제거장비가 대표적인 예. 부대가 자체 제작해 지난해 특허등록까지 마친 이 장비는 2010년 공군 우수창안과제에 선정돼 대통령표창을 받기도 했다. 일반 굴착기에다 다이아몬드 평삭날이 장착된 회전판을 자체 제작해 단 장비인데 고속으로 회전하면서 굳은 페인트를 갈아낸다. 지난해에는 여기에다 비산(飛散)방지커버까지 설치해 성능을 업그레이드했다. 페인트를 갈아내면 페인트 조각이 활주로에 최대 6ｍ까지 흩어져 작업 후 이를 수거하는 데 많은 병력과 시간이 필요한데 커버가 페인트 조각이 날리지 않도록 해주는 것. 이처럼 중대는 창의적 임무 수행으로 효율적이면서도 완벽한 항공작전 지원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 교육중대

시설분야 동원 예비군 훈련과 병·부사관 교육훈련을 전담하는 공군 유일의 부대다. 매년 20여 차수 4000여 명에 대한 동원 예비군 훈련을 실시하는가 하면 시설특기 부사관·병사에 대한 특기교육도 전담한다. 특히 효과적인 특기교육을 위해 오는 11월 굴착기 시뮬레이터 등 내년까지 8대의 과학화훈련장비를 도입할 예정이다. 건설장비 시뮬레이터가 도입되면 한정된 장비로 인한 실습시간 부족 보완과 실전적 교육훈련 성과 제고, 안전한 교육훈련까지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게 될 것으로 부대 측은 기대하고 있다.

▲ 지뢰제거중대

지난해 1월 1일 창설된 공군 유일의 지뢰제거 전담조직이다. 이전까지 공군은 지뢰제거를 육군 지원에 의존하거나 해당 부대가 자체적으로 해결하곤 했는데 중대 창설로 각 부대는 본연의 임무에 더욱 충실할 수 있게 됐다. 비록 창설된 지 1년 남짓한 새내기 부대지만 임무 수행만큼은 중견부대 못지않게 완벽하다. 현재 3방공포병단 예하 경기도지역 포대에서 임무를 수행 중인데 단 한 건의 안전사고도 없이 7발의 대인지뢰를 제거하는 성과를 올리고 있는 것. 최경호(중위·학사128기) 중대장은 “날씨가 더워지면서 작업에 임하는 장병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지만, 안전을 최우선으로 임무수행에 매진해 명예로운 부대 역사의 첫 페이지를 써내려가겠다”고 다짐했다.

[인터뷰] 엄재민 공군91공병대대장 - “격무 비중 높은 고난도 임무 기본과 원칙 준수 첫째 강조”

“모든 장병이 공군 유일의 공병대대 일원이라는 자긍심으로 똘똘 뭉쳐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엄재민(중령·공사44기) 공군91공병대대장은 공병대대가 공군의 유일무이한 부대인 만큼 장병들에게 기본과 원칙을 지킬 것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우리 임무는 다른 부대 지원이 주를 이뤄 피로도가 높고 민원 발생의 개연성이 높습니다. 이 때문에 항상 ‘임무 수행의 흔들리지 않는 기준이 무엇인가’를 자문하라고 강조합니다. 답은 늘 같습니다. 바로 ‘기본과 원칙 준수’지요.”

엄 중령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자신의 지휘 철학에 따라 훌륭히 임무를 수행하는 대대원들에게 고맙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누적 페인트 제거장비 개발로 2010년 대통령표창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에 만족하지 않고 작업 효율 증진과 작업인력 감축, 에너지 절감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누적 페인트 제거장비 비산방지 커버와 고무자국제거 전방 살수장치 등도 개발했지요. 희생정신으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는 대대원들에게 항상 감사하고 대견한 마음을 갖습니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어디 있으랴마는 엄 중령이 최근 관심을 쏟는 부대는 지뢰제거중대다. 신생 부대인 데다 무엇보다 ‘안전’이 중요한 부대여서다. 시스템적 작전임무 수행과 철저한 안전, 장병 건강관리에 최우선을 두고 작전 계획을 수립해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소개한 엄 중령은 대대에 대한 공군인들의 관심을 당부했다.

“공병대대는 간부들 직위 중 격무직위 비중이 80%에 달할 정도로 고난도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보람도 큰 부대죠. 색다른 도전에 동참하고 싶은 간부들의 많은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립니다.”

< 출처 : 국방일보 김가영, 2015. 6. 30 >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