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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대열전 (155) 육군51사단 헌병대
사단작전 기여로 新헌병대상 정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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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대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육군51사단 헌병대 얘기다. 헌병부대로는 최말단 제대인 사단 헌병대면서 지난해부터 국방부 장관·합참의장·군사령관·헌병실장 표창 등을 휩쓸었다. 그것도 공적조서를 올려서 받는 의례적인 표창이 아니라 상급부대가 콕 찍어 수여한 상이라 더욱 놀랍다. ‘사단 작전에 기여하지 못하는 헌병대는 존재가치가 없다’는 생각 아래 헌병의 기능과 임무를 사단 작전과 연계해 발전시킨 덕분이라는데, 구체적인 내용과 비결을 알아봤다.
안전학습-칼럼으로 제작 사고예방 교육
어느 부대나 사고예방 교육은 한다. 하지만, 사고사례를 제시하고 처벌 법규를 소개하는 교육이 주류. 반면 51사단 헌병대는 장병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교육에 초점을 둔다. 여기에는 김경호(중령·육사47기) 헌병대장이 자신의 경험과 철학을 녹여 작성한 ‘안전학습칼럼’을 주 교재로 사용한다.
칼럼은 ‘이런 일 하면 이렇게 처벌받는다’고 위압적으로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인생을 위해 왜 사고를 저지르면 안 되는지’를 차분하게 설명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설득하는 내용을 담았다.
칼럼이 큰 호응을 얻으면서 연대에서 숙지상태 경연대회를 여는 등 다각도로 활용할 뿐만 아니라 다른 헌병부대의 자료요청도 잇따를 정도.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난 1월 말 국방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임무완수-대테러 초동조치 특임대 임무수행
헌병 특임대는 인질 구출이나 탈영병 체포도 하지만 51사단 헌병대는 대테러 초동조치 부대로서 유사시 기동타격 임무를 수행해 적을 차단·격멸하는 것이 특임대의 1순위 임무이자 사단 작전에 기여하는 방법이라고 판단했다.
그리고 해당 임무를 좀 더 효과적으로 수행할 방법을 고민한 결과 작전지역 내 국가·군사시설에 대한 치밀한 분석을 통해 테러유형별 대응요령, 사단장 경호, 무력진압 등 특임대 임무수행 전반에 걸친 운용개념을 완성했다.
덕분에 어떤 상황이 부여돼도 특임대원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 있었고, 이를 높이 평가받아 지난해 6월 합참의장 표창을 수상했다.
이와 함께 헌병추적조의 운용개념도 재정립했다. 단순 추적 임무 위주였던 기존 운용의 문제점을 파악해 편성을 보강하고 경찰 과학수사팀과의 공조를 통해 원점에 대한 현장감식기능을 강화했다. 또 수사기법을 활용한 탐문수사와 사회안전망을 활용한 추적기법을 도입했다.
요약하면 평소 수사·탐문활동으로 갈고닦은 헌병의 특기를 사단 작전에 적용한 것. 덕분에 지난해 화랑훈련 중 대항군 차량을 모두 헌병에서 가장 먼저 식별·전파해 검열관들의 호평을 받았고, 2작전사령부의 요청으로 관련 노하우를 제공하기도 했다.
수사능력-탈영병 체포 최우수 부대
11개 시, 1개 면을 관할하는 넓은 작전지역으로 향토사단 중 사건처리 횟수가 많음에도 51사단 헌병대는 적법한 수사절차·기법을 적용해 지난해 단 한 건의 물의나 민원 제기 없이 사건을 처리했다. 또 군탈체포 기법에 대한 심층적 연구를 통해 지난해 1분기와 전반기 ‘군탈체포 최우수 부대’로 선정됐을 뿐만 아니라 연간 전체 체포 실적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교정교화-영창근무 위한 길라잡이 호평
헌병대의 임무 중 하나가 영창을 관리하는 것. 하지만, 정확한 통제요령이 없다 보니 근무자별로 통제방법이 다르고 인권이 강조되면서 근무자가 수용자에 끌려다니는 경우도 적잖았다. 이에 51사단 헌병대는 병과나 국가인권위원회·법무부가 강조한 사항과 각종 법령을 분석, 병사 수준에 맞게 상황별 문답과 시나리오를 구체적으로 담은 ‘영창근무 길라잡이’를 제작했다. 신홍직(21) 병장은 “수용자들을 관리하는 매뉴얼이 없어 부대 의견 수리함인 ‘소통의 창’에 애로사항을 건의했더니 ‘영창근무 길라잡이’를 만들어 주셨다”면서 “이후 효율적인 수용자 통제가 가능해졌고 인권침해 소지가 줄어든 것도 좋지만, 내 작은 의견이 반영됐다는 점도 참 뿌듯하다”고 말했다.
‘영창근무 길라잡이’가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사고예방 및 영창시설 운영 우수사례로 지난 1월 국방부 표창을 받았고 수용자 인권보호 노력이 인정돼 올해 육군의 ‘징계입창자 교정교화 프로그램’ 시범부대에 선정되기도 했다. 육군51사단 헌병대 특임대원들이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대테러훈련을 하고 있다.
[인터뷰] 육군51사단 헌병대장 김경호 중령 - 무난한 임무수행은 NO 조직 성장·간부 역량향상 지휘목표 달성 위해 심혈
“‘지휘관으로서 무난하게 임무수행을 잘해 임기를 마쳤다’는 소리는 듣고 싶지 않습니다.”
육군51사단 김경호(중령·육사47기) 헌병대장의 인터뷰 일성(一聲)은 독특했다. 무슨 소린가 싶었지만, 다음 얘기를 들으니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무난한 임무수행은 목표가 아닙니다. 내가 근무하는 동안 소속된 조직을 성장시키고 간부들의 역량을 최대치로 키우는 것이 지휘목표 중 하나죠.”
이를 위해 부대가 달성하고자 하는 최종 상태가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현재 정립된 방법이 가장 효율적인 것인지,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다른 방법은 없는지를 끊임없이 고민한다고. 부대가 각종 표창을 휩쓸고 김 대장 자신도 지난해 말 3군사령부의 참군인상(책임 부문)을 수상한 원동력이 이런 고민에서 나왔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책을 보거나, 사람을 만나다 좋은 아이디어를 접하거나, 심지어 자다가도 좋은 생각이 떠오르면 메모합니다. 그런 자료들이 모여 국방부 장관 표창을 받은 ‘안전학습칼럼’의 기초가 됐습니다.”
김 대장의 이력도 창의적이면서 효율적인 부대 운용에 힘을 더했다. “청와대 경호실에서 5년 근무했습니다. 많은 것을 배웠지요. 공공기관·기업·민생현장을 다니며 군에 적용하면 좋겠다 싶은 내용은 모두 메모해 활용하고 있습니다.”
아이디어만 많은 것이 아니다. 김 대장은 부하들과 ‘함께’ 가기 위해서 심혈을 기울인다.
“업무를 추진할 때 지시하기보다 먼저 그 업무를 하게 된 배경이나 목적을 얘기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합니다. 그 후 의견을 물으면 간부들이 먼저 아이디어를 술술 내놓습니다. 병사들 역시 관리의 대상이 아니라 나와 함께 군대를 이끌어 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사고예방이 저절로 이뤄지는 것은 물론, 나와 간부·병사가 삼위일체를 이뤄 부대의 목표를 쉽게 달성할 수 있게 됩니다.”
< 출처 : 국방일보 김가영, 2014. 4. 8 >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
